현대제철, 노조 파업에 전직원 희망퇴직으로 맞불…비상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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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임원 급여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노조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결렬되고 파업을 선언하자 사측도 비상 경영을 선포하며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14일 현대제철은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와 내수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트럼프 2기의 철강 25% 관세가 전격 시행함에 따라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또 해외 출장 최소화 등을 포함해 다양한 ‘극한의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제철은 대외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지만 철강 업계를 둘러싼 최근의 복합위기 상황에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자 비상경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자, 최근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하고 이날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당진제철소 및 인천공장 전환 배치를 신청받고 있다.

또 중국·일본의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자, 후판과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하는 등 불공정 무역에도 대응 중이다.

현대제철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높아진 무역장벽도 현대제철의 위기를 가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부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시장 가격이 25% 상승함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복합위기 속에 노조의 파업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노조와의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성과금 문제 등으로 협상이 공전하자, 노조는 최근까지 총파업과 부분·일시 파업 등을 이어가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측도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까지 단행했지만, 협상은 재개와 결렬을 번복했다.

노조는 당진제철소에서 전날 오후 7시부터 오는 20일까지 재차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제철 사측은 1인당 평균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의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그룹사인 현대차의 ‘기본급 500%+1800만원’ 수준의 성과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지난 13일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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