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사이에서 ‘이중고’
은퇴 후에도 계속되는 경제적 부담… 노후 준비는 ‘막막’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부모님까지 모시느라 내 인생은 없었어요. 이제는 노후 준비할 여력조차 없습니다.”
중장년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45~64세 인구 10명 중 4명은 노부모와 미혼 성인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낀 세대’다. 이들이 부담하는 부양비만 월 평균 103만 원에 달한다.
한화생명이 약 2000만 개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60세대의 온라인 게시글에서는 ‘가족’, ‘자식’, ‘미래’, ‘노후’ 등의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반면 2030세대는 ‘직장생활’, ‘사랑’, ‘친구’ 등의 키워드가 많아 세대 간 고민의 차이가 뚜렷했다.
특히 5060세대는 부모 요양, 자녀 학비와 결혼 비용, 심지어 손주 양육까지 책임지느라 경제적 부담이 상당했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50대에는 자녀 학비를 부담하고, 60대가 되면 손주 유치원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일자리 불안… “재취업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중장년층의 일자리 상황도 녹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로 정년(60세)보다 10년 이상 빠르다.
하지만 기대수명은 83.6세, 희망 은퇴 연령은 72.3세로 은퇴 후 최소 20년 이상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주로 청년과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어 5060세대는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예산은 790억 원으로, 청년 일자리 사업(1조 원 이상)에 비해 현저히 적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장년층이 기존 경력을 활용해 재취업할 수 있도록 경력전환형 일경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910명을 대상으로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시범 운영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 50대 직장인은 “몇 달간 단기 교육을 받아도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는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노후 준비도 못한 채… “자녀도 부모도 기대 안 해”

노후 준비 상황도 심각하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178만 원으로 처음 1억 원을 넘겼다.
하지만 기혼 가구의 88.9%는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노후 준비가 충분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단 12.8%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5060세대는 노후를 ‘스스로’ 대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2017년 9%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부모 부양은 가족의 몫’이라는 인식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 팀장은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하고, 자녀는 부모를 부양할 책임감을 덜 느끼는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족 중심의 전통적인 부양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결국 5060세대는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에 모든 걸 바쳤지만, 정작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시간과 자금은 부족한 현실을 마주했다.
이들에게 사회적 차원의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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