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구로구 동양미래대학교 대강당에 설치된 구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4/CP-2022-0036/image-fdd8b844-9194-4084-b57f-831ba14a0012.jpeg)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국민의힘이 4.2 재보궐선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탄핵정국 속에 치러진 미니선거였지만 텃밭인 부산·경남(PK)에 균열이 확인되며 극우세력과 결합한 현재의 행보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지난 2일 재보궐선거가 교육감 1곳, 기초단체장 5곳, 광역의원 8곳, 기초의원 9곳 등 23개 선거구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전체 투표율인 26.3%로 전체 유권자 462만 980명 중에서 121만 4740명이 투표했다.
선거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기초단체장 선거 5곳 중 3곳에서 승리했으며 조국혁신당도 창당 이후 첫 기초단체장 배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기존 4곳의 기초단체장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1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기초단체장선거는 서울 구로구청장 장인홍 후보(민주당), 충남 아산시장 오세현 후보(민주당), 전남 담양군수 정철원 후보(조국혁신당), 경북 김천시장 배낙호 후보(국민의힘), 경남 거제시장 변광용 후보(민주당)가 당선됐다. 4.2 재보궐선거에서 최대 접전지로 꼽힌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의 김석준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단일 선거구로 최대 유권자인 287만여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선거였으며 보수 텃밭에서 진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김 후보는 과반수를 넘는 51.1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보수 후보가 2명으로 갈라졌으며 교육감선거는 정당이 치르는 선거가 아니지만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에 국민의힘의 텃밭인 경남 거제시장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가 38.12% 득표에 그치며 과반을 넘는 56.75%를 득표한 민주당 변 후보에게 패했다. 국민의힘은 창원시에서 진행된 경남도의원 선거에서 정희성 후보가 당선된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서울 구로구청장 선거 결과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문헌일 구청장의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았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은 이번 선거에서 자유통일당 이강산 후보가 32.03%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지지자 상당수를 흡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정당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며 국민의힘이 밀리고 있었다”라며 “거제는 텃밭이긴 하지만 조선업 노동자들이 많아 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자유통일당이 득표율 30%를 넘은 것은 이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위험신호”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불출마 했어도 국회의원 한 명 없는 소수정당이 30% 넘게 득표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탄핵정국에서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면서 자유통일당과 차별성이 없어졌다. 이 결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차기대선주자 중 보수진영에서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장관은 자유통일당 대표를 한 적이 있다. 만약 김 장관이 국민의힘으로는 안되겠다 싶으면 소신대로 자유통일당 후보로 차기 대선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지난 2020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화 목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고 대표에 오른 바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 예상보다 큰 차이로 진보후보가 이겼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5곳 중 김천시 한 곳만 승리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한 게 국민의힘의 결정적 패착”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한다면 TK지역당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자유통일당이 서울 구로구청장 선거에서 30% 이상 득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절대로 표를 못 주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25~30% 정도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들만으로는 차기대선에서 이기기 힘들다. 국민의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데드락(교착)에 빠진 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만약 윤 대통령이 파면돼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국민의힘이 승리하기 힘들다는 점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났다는 진단이다.
국민의힘은 애써 담담하게 재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고 더욱 가열차게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민심을 거스르면 심판받는다는 경고를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날 “주권자 국민의 선택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결과를 제대로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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