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한마디에 울고 웃은 韓 증시…”상호관세 유예” 발언에 ‘매수 사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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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한국 증시가 수직상승했다. 

이날 한국증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적용 유예 발언 이후 간밤 뉴욕 증시의 3대 주가 지수가 폭등한 것과 같은 추세를 보였다.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

개장 직후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수직 상승하며 약 8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한 시세로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이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블랙먼데이’ 직후 급반등했던 작년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36포인트(6.60%) 오른 2445.06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01.43포인트(4.42%) 오른 2395.13으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확대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4월 들어 총 8조원가량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을 합해 2조6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 투자자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676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는 현물 1조722억원, 선물 5571억원을 팔아치웠다.

상호 관세 우려로 크게 하락한 반도체와 방산, 전력기기 등이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877개가 상승, 47개가 하락했다. 12개 종목은 보합에서 거래를 마쳤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6.42%와 11.03% 올랐다.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HD현대일렉트릭과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16.73%와 11.31%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불거지며 급락하던 효성중공업(12.94%), LS ELECTRIC(12.88%) 등 전력기기 관련주를 비롯해 상호 관세 유예에 따른 테슬라 급등 영향으로 포스코퓨처엠(13.25%), LG화학(10.81%), POSCO홀딩스(4.61%) 등 이차전지 종목들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각각 1074억원, 201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시가총액 상위 코스닥 종목들은 대체로 급등한 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이날 1577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락  종목은 97개에 불과하다.

종목별로는 낙폭 과대 인식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에코프로비엠(9.29%)과 에코프로(9.62%)는 9%대 상승률을 보였다. 성광벤드, 동성화인텍 등 조선 기자재 업종과 테크윙, 와이씨 등 HBM 밸류체인 관련 소부장 업종의 상승 폭이 컸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의 2004년 이후 장기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2.7배인데, 현재 30.5배여서 추가로 조정이 올 수도 있다”며 “중국과 한국은 장기 PER 평균보다 각각 65%, 84%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기업의 펀더멘탈이나 수익력보다 과도하게 하락한 주식의 투자 기회로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화관세 유예 조치로 관세 노이즈가 경감됐으나, 여전히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25% 관세는 물론이고 10% 보편 관세도 유지된다”며 “오늘 밤 예정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 발표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7원 내린 1456.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인 1484.1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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