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밖에 없다” … 美까지 제패한 K-조선, 미국과 세계가 ‘올인’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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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장 싹쓸이한 K-조선
세계 해양 산업의 중심축이 흔들린다
조선
사진 = 연합뉴스

“미국발 수주 물량의 절반 이상이 한국으로 몰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도 K-조선이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조선 판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조선 3강’으로 불리던 한국, 중국, 일본 중에서 이제는 한국만이 사실상 유일한 독주체제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3월 한 달 동안 한국 조선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무려 44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쓸어 담은 셈이다.

미국에서 벌어진 ‘조선 전쟁’, 한국이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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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3월 기준 세계 발주량 670만 CGT 가운데 369만 CGT가 한국 조선사로 향했다.

그중에서도 상당수는 미국 선주사 발주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주 성적표 이상의 전략적 함의가 깃들어 있다.

이번 미국 시장 내 약진은 최근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해방의 날’ 연설에서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등 특정국에는 최대 60%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이 이미 제재 리스트에 다수 포함되어 있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선주사들은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고 기술력이 우수한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3대 조선사, 글로벌 시장까지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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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성중공업

이에 다른 해외 국가들도 국내 조선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4천778억 원 규모의 원유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누적 수주액은 22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연간 목표치의 22.4%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셔틀탱커, 에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수주 전략을 가져가며,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후 원유 운반선의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 역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자사 개발 디자인이 적용된 드릴십 ‘타이달 액션’은 수심 3.6㎞에서도 최대 12㎞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해양 시추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한화오션 해양사업부 필립 레비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드릴십을 통해 해양 에너지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선
사진 = 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손잡고, 해양 방위산업 시장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양사는 지난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MOU를 체결하고, 선박 생산성과 조선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이번 협력은 한국과 미국 조선업체 간 최초의 공식 파트너십”이라며 “양국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 기술, 전략… 한국의 3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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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중국은 여전히 저가 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의 직격탄을 맞아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일본은 일부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력과 규모 면에서는 한국에 밀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가 전략을 기반으로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력뿐 아니라 미국과의 군사·에너지 협력 등 동맹 관계에서 얻는 신뢰도 한몫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조선업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국가 간 산업 전략이 결합된 분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조선
사진 = 연합뉴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닌,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산업 지형의 변화”라고 해석했다.

K-조선은 기술력과 전략적 우위, 그리고 한미 간 협력 강화와 무역 여건 등 유리한 환경을 바탕으로 전 세계 조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당장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 흐름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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