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커머스 공세에 매출 ‘뚝’
영세상인들 줄줄이 폐업 신고

“중국으로 매일 130억 원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연간 기준으로 보면, 4조 원이 넘는 소비 자금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흘러들고 있다.
대기업마저 매출 방어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만 9만 곳이 넘는 국내 영세 통신판매 업체가 폐업하며 유통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C커머스’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해 한국을 ‘우회 수출 기지’로 삼기 시작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상시 할인’에도 방어 불가… 출혈만 커졌다

국내 시장에선 24시간 할인 경쟁이 일상이 됐다. 롯데, 신세계, 쿠팡, 11번가 등 유통 대기업부터 중소 플랫폼까지 상시 할인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살깎기’는 매출 방어조차 벅찬 수준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 행사 위주로 매출을 올렸지만 지금은 매일이 행사”라며 “고객 유인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지만 실질적인 수익 구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플랫폼 권력’이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금력과 물류 인프라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장악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배송 기간을 3일로 단축하겠다고 선언했고, 테무는 이미 김포에 물류센터를 세웠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 플랫폼이 한국을 전진기지 삼아 미국 시장으로 물류를 우회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국내 플랫폼이 자본력과 규모 면에서 밀리면 자본 종속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작법인까지 등장… G마켓도 ‘중국 손’ 잡았다

올해는 또 하나의 커다란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출범이다.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손을 잡고 만든 이 법인은 이르면 상반기 내 가동될 예정인데, 이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711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는 무려 15% 이상 이용자가 늘어나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 플랫폼의 전략 변화다.
고객 확보에 주력했던 초기와 달리, 최근엔 경쟁력 있는 ‘한국 셀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직접 판매자 유치에 나서며 시장 생태계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G마켓의 결합은 단순한 제휴가 아니다. 한국 셀러와 인프라까지 흡수하려는 장기 전략”이라며 “자본력에 기반한 이 조합은 쿠팡,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마저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수지 적자 6조… 9만 업체 폐업 현실로

실제로 시장 데이터는 위기감을 방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온라인쇼핑 무역수지는 6조 235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만 해도 2조 3000억 원 흑자였던 무역수지는 5년 만에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적자의 핵심 원인은 중국발 해외직구다.
중국 쇼핑몰에서의 구매액은 2019년 6624억 원에서 지난해 4조 7700억 원으로 621%나 증가했다. 반면 미국발 직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기존 강자들을 밀어내고 있다.
와이즈앱 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2023년만 해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각각 4위, 9위였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는 2위와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G마켓, 11번가보다도 앞섰다.
이로 인해 국내 통신판매업체는 무더기로 문을 닫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통신판매업체는 총 9만 4850곳으로, 1년 전보다 21%나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러다 전부 무너져”… 차별화 없인 생존도 없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무방비 상태로 중국 자본과 플랫폼의 공세를 방치할 경우, 국내 유통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미국의 통관·관세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값싼 제품만 찾던 소비자들도 점차 브랜드 가치와 품질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국제 기준에 맞는 제품력과 기업 투명성 확보를 통해 중국과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금 이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유통 시장의 중심축은 더 이상 우리 손에 있지 않게 될 것이다. 국내 유통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균형 잡힌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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