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잠식한 시장 뚫은 K-기업
농기계 불모지에서 이룬 반전 드라마
동남아 농업 현대화 선도하는 국산 기술

“한국산이 이 정도일 줄이야.”
한때 일본이 30년 넘게 장악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뒤덮었던 동남아 농기계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다.
국내 농기계 기업 TYM이 필리핀 정부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농업 기계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품질과 맞춤형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지난 한 해 동안 TYM은 900대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에도 320대를 추가로 수출했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특화 모델을 직접 개발하고, 사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전략으로 TYM은 저가 중국산의 공세를 이겨내고 필리핀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일본 독점 시장에 국산 첫 진입

TYM이 필리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해다.
필리핀 정부가 추진한 농기계 입찰 프로젝트에서 TYM은 일본과 중국 제품을 제치고 당당히 계약을 따냈다. 그 결과, 900대의 ‘5825R’ 트랙터가 현지 농민들에게 보급됐다.
이 트랙터는 필리핀의 토양, 작물 종류, 경작 방식에 최적화된 모델이었다. 필리핀 정부도 “현지 환경에 가장 적합한 농기계”라며 제품 경쟁력을 인정했다.
이로써 일본이 30년 가까이 장악한 동남아 농기계 시장에 변화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TYM 측은 “수출 불모지였던 동남아에서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산 밀어낸 경쟁력은 ‘현지화’

그동안 동남아 농기계 시장은 일본산과 함께 값싼 중국산 농기계가 주도해왔다.
트랙터용 부착작업기, 탈곡기 등은 대부분 중국 제품이 장악했지만, 최근 들어 성능 저하와 내구성 부족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필리핀 내 기계화율은 20% 수준에 머무르고, 수확부터 유통까지 과정에서 쌀 생산량의 16%가 손실되는 상황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품질 농기계 도입에 나섰고, TYM이 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TYM은 단순히 기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농업환경에 맞춘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 인프라 구축까지 아우르고 있다.
특히 필리핀 작물에 특화한 100마력급 신규 트랙터 ‘T6100R’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입지 강화가 기대된다.
핏코리아 김보석 대표는 “TYM 트랙터는 신속한 A/S와 맞춤형 설계 덕분에 중국산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동남아 넘어 유럽·중앙아시아까지

TYM의 목표는 단지 필리핀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말 우즈베키스탄 대사와의 회담을 통해 특화 트랙터 ‘T6092’의 상용화 논의를 마쳤고, 네덜란드에는 유럽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자체 네트워크 구축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필리핀에서는 공식 파트너사인 ‘핏코리아’와 함께 시장의 세세한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교육과 A/S 체계도 병행해 지역 농민들과의 신뢰를 쌓고 있다.
TYM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재배 환경을 지닌 필리핀은 동남아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전략적 거점”이라며 “이곳에서 성공한다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인접 시장으로도 확장이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일본 독점의 벽을 무너뜨리고, 저가 중국산의 틈을 뚫어낸 이들의 행보는 이제 글로벌 무대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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