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활동, 조현병·우울 고위험 환자 치료에 효과 커…농진청 실험 통해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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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했던 우울증이 농사 지으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농업활동이 기존 약물 중심인 조현병과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심리 지원 기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치유농업이다.

16일 농촌진흥청은 의료기관 현장 실증을 통해 약물 중심인 기존 정신질환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비약물적 심리 지원 기술로 치유농업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농진청
▲치유농업 프로그램. /농진청

치유농업은 채소와 꽃 등 식물 뿐만 아니라 가축 기르기, 산림과 농촌문화자원을 이용해 인간의 신체·정서·심리·인지·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북특별자치도 마음사랑병원, 신세계병원에서 2023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외래진료 환자 170여명을 대상으로 실증작업을 진행했다.

실증 작업 대상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쪽은 기존 약물치료만, 다른 쪽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주 1회, 총 10∼12회 병행했다.

연구팀은 실증을 위해 조현병 환자와 우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2종을 개발했다. 

조현병 환자를 위해 개발한 ‘긍정심리모형(모델) 프로그램’은 식물을 재배·관리하는 과정에서 몰입과 행복감 등의 정서를 회복하고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도록 구성했다.

조현병은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왜곡되는 정신질환이다.

프로그램 적용 결과 치유농업을 병행한 조현병 환자군은 기존 약물치료 중심의 병의원 치료만 받은 집단보다 심장 안정도가 12%, 자율신경활성도는 13% 향상됐다. 조을증 증상도 12~13% 줄었다.

우울 고위험군을 위한 ‘인지행동전략 프로그램’은 파종·수확·수확 후 활용에 이르는 식물생애주기를 사용자 삶에 연계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도록 고안됐다.

그 결과 우울 고위험군의 경우 치유농업 적용 전보다 우울감이 30% 감소했다. 감정 안정과 내면 성찰 능력 향상을 보여주는 상대적 세타파(RT)는 29% 증가했고,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나타내는 상대적 알파파(RA)도 18% 증가했다.

농진청은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이달부터 전북 내 정신건강 증진기관 9곳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전국 4개 권역, 정신건강 증진기관 10곳과 8개 치유농업시설이 연계된 맞춤형 현장 실용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비약물 치료 방법으로 치유농업을 적용할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치유농업이 약물치료 보조제 역할을 하고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 산업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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