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지만 대출자 한숨
서민 등골 휘는 사이 금융사는 최대 실적

“적금 이자는 줄었는데, 대출 이자는 그대로예요. 이러다 정말 숨막혀 죽겠어요.”
서울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하는 직장인 김 모 씨는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대출 이자부터 낸다. 한 달 소득 중 반절에 가까운 금액이 이자와 보험료 등으로 빠져나가면, 남은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이처럼 고금리 속에 허덕이는 대출자들과 달리, 금융지주회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 10곳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23조8천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순이익 규모는 처음으로 23조 원대를 돌파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보험과 금융투자 등에서도 고르게 실적을 올리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예금금리는 낮추고, 우대금리는 줄이고

이 같은 수익은 은행들의 ‘금리 운용 전략’ 덕분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6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과 토스뱅크도 각각 0.10~0.25%포인트 낮췄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99%지만,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38% 수준이다. 이는 1년 전보다 오히려 오른 수치다.
그 배경에는 ‘우대금리 축소’가 있다. 우대금리는 일정 조건을 충족한 대출자에게 이자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인데, 올해 초 기준 5대 은행의 우대금리는 전년 대비 1.03%포인트 줄었다.
이 때문에 시장금리가 내려가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수익 올리며 예대금리차 확대… 당국 ‘경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38%포인트로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유지한 채 우대금리를 조정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올리면 외부 비판을 받기 쉬워서, 우대금리 쪽을 조정해 이자 수익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에서는 경고등이 켜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0%로 전년보다 상승했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2.7%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자산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금융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좀처럼 줄지 않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은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해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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