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이유를 모르겠어요”
지갑은 닫히고, 발길은 멀어졌다
내국인의 마음 떠난 제주, 회복은 요원

“해외여행은 늘어나는데, 국내는 줄고 있다.”
관광업계가 주목해야 할 이 역설적인 흐름 뒤에는 단순한 경기 침체 이상의 이유가 숨겨져 있다. 불친절, 바가지요금, 진부한 관광 콘텐츠. 이른바 ‘가봤자 별거 없다’는 인식이 국내 관광지를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불황 속에서도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의 수는 되레 늘었다. 반면, 같은 시기 국내 주요 관광지의 방문객 수와 지출액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추락은 심상치 않다. ‘국내 대표 관광지’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국내 관광 소비, 2년 연속 ‘내리막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내국인의 국내 관광 지출액은 9조9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이는 2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서울(-5.0%), 강원(-4.7%)은 물론, 제주도는 무려 19.0%나 하락하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제주의 경우 방문객 수 자체가 크게 줄었다. 작년 한 해 기준 내국인 관광객은 1188만명으로,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누적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한 달간 방문자는 86만명에 그쳐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같은 값이면 해외 간다”…국내 관광 외면의 진짜 이유

국내 관광 수요 부진을 단지 경기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올해 2월까지 해외여행에 나선 내국인은 55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해외 지출액 역시 7.6% 늘어났다. 결국 지갑은 여전히 열려 있는데, 국내 관광에는 지출을 꺼리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지가 매력과 다양성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콘텐츠, 반복되는 관광시설, 불편한 접근성 등은 차별화된 경험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국내 관광지 중 특히 제주도는 불친절과 바가지요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전농로 벚꽃 축제에서는 일부 노점의 폭리 사례가 온라인에서 퍼지며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이에 오영훈 제주지사는 “관광객의 불만이 반복되고 있다”며 가격 불만 신고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내국인 대신 외국인…일본 향한 제주도의 ‘구애’

관광객 감소는 지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제주의 면세점 매출은 3년 연속 하락 중이며, 골프장 방문객 수 역시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여행 지원금, 팝업스토어, 할인쿠폰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에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여권 미소지자에게 여권 발급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제주행 직항노선 상품을 구매하고 새롭게 여권을 발급받은 만 12세 이상 일본인에게는 1만엔 상당의 여권 비용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일본 내 여권 보유율이 17%로 낮은 점을 감안해, 해외여행 의향은 있지만 여권이 없어 망설이는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오사카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 대형 광고를 설치하고, 일본의 온라인 뉴스 매체와 SNS 채널을 통해 집중 홍보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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