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꾸겠다더니…더본코리아, 산업용 조리기구 사용·원산지 허위광고 의혹에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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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바꾸겠습니다”(4월15일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입장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뼈를 깎는 업무·조직 혁신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2주 만에 또 다시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며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더본코리아 상장 이후 가진 첫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백종원 대표. / 연합
▲더본코리아 상장 이후 가진 첫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백종원 대표. / 연합

더본코리아가 지역축제에서 산업용 금속 조리기구를 사용했다는 의혹과 ‘덮죽’ 제품의 허위 광고 혐의가 잇따라 터지면서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상대로 제기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됐으며 고발인은 더본코리아가 2023∼2024년 지역 축제에서 산업용 금속인 ‘STS304 표면마감 NO.1’으로 제작된 바비큐 장비를 사용하면서 마치 식품용 금속처럼 보이도록 안내 배너와 인증서를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가 축제 조리 현장에 설치한 배너에는 ‘우리 바비큐 장비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돼 안전성 검사를 마친 장비다’라는 문구와 함께 포스코 인증서가 첨부됐다. 그러나 해당 인증서는 식약처의 식품용 적합성 인증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시광고법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서초경찰서는 고발인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후 사건을 더본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강남경찰서로 이첩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더본코리아에 닥친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29일 서울 강남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더본코리아는 ‘덮죽’ 제품을 소개하면서 ‘국내산 다시마, 새우, 멸치를 사용’, ‘덮죽 토핑의 화룡점정 통통한 자연산 새우’ 등 문구를 사용했지만 실제 제품 원재료명에 따르면 새우가 베트남산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베트남산 양식 새우를 국내산·자연산 새우로 허위 광고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구청이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을 토대로 조사에 나선 것이다.

구청은 최근 더본코리아 직원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덮죽에 들어가는 새우가 자연산인지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은 조만간 더본코리아에 시정 명령을 통보할 방침이다.

이밖에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쫀득 고구마빵’과 관련해 외국산 원료를 쓰고 우리 농산물로 홍보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더본코리아는 조직문화와 업무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을 약속하면서 ▲감사조직 신설 및 대외 홍보·소통 체계 가동 ▲조직문화 혁신 및 임직원 책임 강화 ▲식품 안전·위생 관리 시스템 전면 재정비 등을 제시한 바 있다.

▲2025.4.15 더본코리아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
▲2025.4.15 더본코리아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

하지만 이 같은 입장문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사이에 새로운 악재가 계속 터지면서 백 대표의 쇄신 약속에 대한 고객과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본코리아 주가 역시 4월 내내 3만원을 넘지 못한 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방송인 백종원에 대한 ‘갑질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45플러스에는 ‘백종원은 회생할 수 있을까? 백종원과 미디어가 서로를 이용하는 법!’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MBC 교양 PD 출신 김재환 감독은 이 영상에서 “세상엔 두 가지 백종원이 있다. 방송용 백종원과 사업용 백종원. 방송용 백종원이 한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와서 사업용 백종원을 찌른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백 대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을 언급하며 마리텔 이후 백 대표가  자신이 지명하는 작가팀과 촬영팀을 프로그램에 넣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비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이 방송사 사장과 ‘형, 동생’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제작진이 알면 모든 게 (백종원이)원하는 대로 풀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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