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에도 ‘7조’ 잭팟”… 미래 기술으로 인력난 해결한 K-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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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 시장, K-기술이 해법 됐다
영업익·수출 실적 모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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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키보다 큰 로봇팔이 무거운 상자를 번쩍 들어 올린다.”

미래 물류 혁신을 앞세운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른 자동화와 기술 집약형 물류 시스템이 실적 견인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전 사업 호조”… 불황 속 혼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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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01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4%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7조 K2234억 원으로 9.7% 증가했고, 순이익도 3982억 원으로 30.1% 뛰었다.

물류, 해운, 유통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물류 사업 부문에선 해외 완성차 판매 증가로 현지 운송 수요가 커졌고, 글로벌 부품 운송 역시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해운 분야는 효율적인 선대 운영으로 영업이익이 66%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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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유통 부문도 해외 완성차 생산량 증가에 따른 반조립부품(CKD) 수요 확대로 수혜를 봤고, 환율 호재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인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로 매출 28~29조 원, 영업이익 1조 8000억~1조 9000억 원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변수 속에서도 환율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견고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미래를 현실로 만든 물류 로봇 ‘스트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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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올해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자사의 스마트 물류 로봇 ‘스트레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로봇은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것으로, 다관절 로봇 팔을 자율주행 플랫폼 위에 얹은 형태다.

수직 3.2미터, 수평 1.95미터까지 최대 23㎏짜리 물건을 옮길 수 있다.

시연 현장에선 무게 10~15㎏의 상자 50여 개를 단 5분 만에 처리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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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팔레타이징(팔레트에서 상자 하나씩 옮기기) 작업에서 6초 간격으로 물건을 옮겼으며, 바닥에 흐트러진 상자도 정확히 집어 올릴 수 있는 정밀함을 갖췄다.

현대글로비스는 “스트레치가 시간당 600개의 상자를 처리할 수 있도록 자체 연구개발을 거쳐 기능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팔 끝에 부착된 진공 빨판으로 다양한 모양의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사람 대신 로봇’… 현장 투입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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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현대글로비스는 스트레치를 본격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검증을 거치고 있다.

자사 기술 실증 센터 ‘G-Lab’에서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 물류 현장에 스트레치를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가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1년간 운영 교육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오는 6월 가동 예정인 인천국제공항 글로벌물류센터에 스트레치가 배치돼, 국내 물류 자동화의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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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자동화 기술을 토대로 노동력 부족이라는 업계 전반의 고민을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해상운송 계약 확대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와의 해상운송계약이 기존 1조9642억 원에서 2조9987억 원으로 5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29년까지 총 6조7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기 위해 미래형 물류 기술에 사활을 건 현대글로비스. 로봇이 물건을 나르고, 사람은 전략을 짜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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