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레오 14세’ 탄생…’첫 미국 출신’ 프레보스트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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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첫  미국인 교황이 탄생했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다.

새 교황이 탄생한 건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7일 만이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 만이다. 

▲새 교황 '레오 14세'. /연합
▲새 교황 ‘레오 14세’. /연합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사자를 뜻하며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을 계승한다는 의미다.

레오 14세 교황은 1955년생으로 미국 시카고 태생으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교황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 때문에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인이면서도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가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표현했다.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측근이면서도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으로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선출이 확정된 이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이후 전 세계인에게 내리는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 전통에 따라 라틴어로 마무리했다.

교황 즉위 미사는 일반적으로 선출 후 일주일 내에 이뤄진다. 레오 14세 교황은 선출 다음 날인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오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12일에는 전 세계 언론인과 첫 공식 대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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