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고동락하다 “이제 혼자 살래” … 노년층 이혼 상담률에 ‘깜짝’, 이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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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남성, 가장 높은 이혼 상담률
20년 새 5배 급증한 ‘황혼 이혼’
분할연금 수급자도 6만명 넘어서
이혼 상담
출처 = 연합뉴스

“자식 다 키웠으니 이제 내 삶을 찾고 싶다” 이혼이라는 선택 앞에 선 이들은 더 이상 젊지 않았다. 60세를 넘긴 노년층이 인생의 황혼기에 혼자 사는 삶을 택하고 있다.

이혼 상담 통계를 살펴보면, ‘황혼 이혼’이란 말이 더는 낯설지 않다. 특히 남성의 경우,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의 이별을 고민하는 비율이 여성보다도 훨씬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이혼, 남성이 더 많이 상담한다

이혼 상담
출처 = 연합뉴스

2024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이혼 상담을 받은 60대 이상 여성은 전체 여성 상담자의 22.0%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의 6.2%에서 3배 이상 뛴 수치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남성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8.4%에서 43.6%로 5배 이상 급등했다. 여성 상담자가 이혼을 결심한 사유는 남편의 폭력, 장기별거, 성격 차이, 경제 문제, 가출 등이 주를 이뤘다.

상담소 측은 “젊었을 땐 자녀들과 생계를 위해 참고 살았지만, 자녀들이 성장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용기를 낸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반면 남성들은 아내의 장기 가출, 별거, 성격 차이, 알코올 중독 등을 이유로 들었다.

상담 과정에서는 “은퇴 후엔 집에서 무용지물처럼 취급받았다”는 호소가 많았으며, 생활비 부담을 계속해서 요구받는 현실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기여도 따라 나눠야 할 재산, 갈등의 불씨

이혼 상담
출처 = 뉴스1

황혼이혼이 늘면서 법적 분쟁도 복잡해지고 있다. 자녀가 장성해 양육권 문제는 거의 없지만, 수십 년간 함께 형성한 공동재산의 분할이 주요 쟁점이다.

재산분할 대상은 부동산, 현금은 물론이고 주식, 연금 등 다양한 자산을 포함한다. 심지어 공동 채무까지 포함된다.

기여도에 따른 분할 원칙이 적용되는데, 외벌이 구조의 가정에서도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이나 육아 참여가 충분한 기여로 인정받는다.

법률 전문가는 “최근 판결을 보면 10년 이상 혼인 생활을 유지한 전업주부에게는 절반 정도의 기여도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송 전 상대의 재산 내역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혼 이혼의 그림자, 분할연금 수급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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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분할연금 수급자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는 총 6만9,437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여성은 6만1,507명, 남성은 7,930명으로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다. 분할연금 제도는 혼인 기간 5년 이상이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절반 나눠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2010년까지 수급자는 4천 명대에 불과했지만, 이후 2014년에는 1만 명을 돌파했고 2017년엔 2만5천 명을 넘어섰다. 황혼 이혼이 일반화되며 수급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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