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이 무너진다고?”… 곳곳에서 주민들 ‘발 동동’,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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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C 노선 설계에 주민들 불안 고조
공사 지연에 설계변경까지 ‘첩첩산중’
강남
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청담동과 은마아파트 등 주거지역을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설계 때문이다.

이미 GTX-A 노선이 같은 지역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굴착이 이뤄진다면 지반 안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청담동 “또 터널이라니”… 결국 강남구청 나섰다

강남
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청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GTX-C 노선의 설계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

계획에 따르면 C노선은 청담동 주택가 지하를 통과할 예정이었지만, 이미 GTX-A 노선이 같은 구역을 지난 전례가 있어 구조물 안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실제 GTX-A는 애초 압구정을 지나도록 설계됐으나, 이후 청담동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도록 노선이 변경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소송까지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이번 C노선은 원래 영동대교를 지날 예정이었으나, 공법상의 제약으로 인해 또다시 청담동 구간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두 노선 모두가 주택가 지하를 관통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심리적·물리적 이중고”라며 노선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토부 역시 강남구청의 요청을 접수하고 관련 기술적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은마아파트 구간도 갈등… “복선 전환·공법 변경 추진”

강남
사진 = 뉴스1

청담동뿐 아니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나는 C노선 구간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국토부와 공단은 터널 단선을 복선으로 전환해 통과 면적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기존 터널보링머신(TBM) 대신 로드헤더 등 대체 공법도 논의되고 있다. 이 방식은 공정 속도는 느리지만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요구에 부합한다.

공단 관계자는 “주민 안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재건축조합과 협의하며 기술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하반기 중 기술검증을 마치고 설계 변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공단 관계자는 “사업 지연에 따라 건설관리 용역 계약조차도 미뤄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설계 반영 시점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대심도라 안전하다지만…” 불안은 여전

강남
사진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GTX-C와 같은 고속철도는 지하 40m 이상의 ‘대심도 터널’로 설계돼 싱크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본다.

연세대 정진혁 교수는 “노선을 바꾸려면 더 깊게 파거나 우회하는 등 기술적으로 복잡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주민 요구만으로 변경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표면과 가까운 환기구나 정거장 시공이 이뤄지는 구간은 위험이 높으며, 실제 최근 싱크홀이 발생한 강동구 등 사례들은 대부분 얕은 지하에서 발생한 굴착공사와 관련됐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GPR 탐사 등 정밀 계측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남 도심을 관통하는 GTX-C 노선은 설계 변경과 기술 검토 등으로 사업 추진에 변수들이 겹치고 있다. 불안한 주민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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