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자녀도 책임지는 5060
은퇴는 다가오는데 손에 현금은 없어
자격증 도전하며 ‘제2의 인생’ 설계 중

서울에 10억대 집을 가진 대기업 부장 A씨(52)는 언뜻 보면 부족할 것 없는 삶이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자 다른 현실이 드러난다.
“한 달 수입은 대부분 대출금, 보험료, 자녀 학원비로 빠져나간다”는 그는, 은퇴를 앞둔 지금이 가장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자산 많은데 돈은 없다, 5060의 딜레마

A씨처럼 ‘집 한 채 가진 낀 세대’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허덕이고 있다.
가구 평균 자산 5억4천만 원 이상인 50대가 전체 세대 중 자산은 가장 많지만, 이 중 75.2%가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이다. 바로 쓰거나 유동화할 수 있는 돈은 손에 거의 남지 않는다.
특히 이들은 자녀도, 부모도 부양해야 하는 ‘더블 케어’ 세대다. 자산을 모아도 빠져나갈 곳이 너무 많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5060세대의 더블 케어 비율은 약 40%로, 과거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양과 대출 사이에서 정작 자신의 노후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연금만 기다릴 순 없다, 노량진으로 향하는 이유

“정년이 없는 게 제일 중요하더군요.” 58세의 최씨는 내년 주택관리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자녀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연금을 받을 날은 멀었다. 고정 수입이 없는 미래를 막기 위해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노량진 학원가에서도 감지된다. 한 주택관리사 학원 관계자는 “수강생 70%가 5060세대”라고 전했다.
이들은 아파트 관리소장, 공인중개사,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에 몰두하며 ‘제2의 직업’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주택관리사 1차 시험 응시자는 3년 새 2천6백 명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연금 크레바스(소득 공백기)’ 현상 때문이라고 본다. 은퇴 후 연금 수령까지 이어지는 몇 년간은 사실상 무소득 기간이다. 이 시기를 견디기 위한 선택지가 자격증이라는 것이다.
‘내 집’ 애착 내려놓고 유동성 확보를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다. 5명 중 2명이 가처분소득 없이 살아간다. 자산이 있어도 노후가 불안한 이유다. 문제는 자산 대부분이 집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집을 지키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주택연금은 대표적인 방법이다. 만 55세 이상이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매달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으며, 2023년부로 가입 가능 기준도 공시가 12억 원 이하로 상향됐다.
실제 2024년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는 연간 약 1만4000건을 넘기고 있으며, 누적 가입자 수는 2025년 1월 기준 1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IRP와 ISA를 활용해 연금자산을 확보하는 방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낀 세대, 자산보다 전략이 필요한 시대

은퇴를 앞둔 5060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자산 축적이 아니다. 자산의 ‘현금 흐름화’ 전략, 연금 수령 시점의 최적화, 삶의 질을 지키는 현실적 선택이 중요하다.
그들이 떠안은 짐은 무겁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자산을 유동화하고, 자격증 취득으로 새로운 직업을 찾고, 연금 전략을 짜는다면 은퇴 후 삶도 희망이 있다. 집 한 채만 덩그러니 남지 않도록, 지금이 그 전략을 세울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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