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한국은 왜 뒤처졌나
메모리에 안주한 자만… 대만과 격차

AI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른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밀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의 위상은 최근 TSMC와의 실적 격차가 10조 원 넘게 벌어지면서 무색해졌다.
TSMC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장악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공급망조차 본격적으로 뚫지 못한 상태다.
TSMC와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의 결속이 강화되면서 ‘AI 주권’의 무게중심은 급속히 대만으로 기울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메모리에 의존한 채 비메모리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 반도체’ 무너진 자존심… 격차는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매출은 25조 1천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TSMC는 같은 기간 약 37조 원을 기록하며 두 회사 간 매출 격차가 10조 원을 넘겼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은 후발주자로,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여전히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가 TSMC로 고정되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점점 더 희미해지는 양상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센터장은 “HBM 출하 물량 급감과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면서 삼성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원투수’ 전영현 복귀 1년… 토론 문화 부활 외쳤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복귀시켰다.
그는 복귀 직후부터 기술 경쟁력 약화의 원인을 내부 문화에서 찾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C.O.R.E 워크’ 조직문화 혁신을 선언했다.
직설적인 ‘반성문’을 발표하며 현 상황을 통렬히 진단한 그는, 사일로 현상과 느린 의사결정, 보고 중심 문화를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후 DS 전 임원이 참여한 토론회를 총 5차례 개최하며 실행력 강화, 협업, 디테일 경영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TSMC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과 HBM 공급 확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AI 주권은 대만으로… 한국의 소외는 현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지난 19일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TSMC, 폭스콘, 대만 정부와 함께 대만에 AI 슈퍼컴퓨터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엔비디아가 TSMC와 손잡고 대만을 AI 생태계의 중심지로 삼겠다는 것인데, 이는 곧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진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AI 시스템에서 메모리는 일부분일 뿐이며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서버 등 핵심 영역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는 표현은 일종의 환상”이라며 “메모리에 안주한 결과가 지금의 현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대만이 7.7%, 한국은 고작 2.3%에 불과했고, 2027년에는 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 뒤에 숨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 파운드리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HBM3E와 HBM4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단기간에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연구개발에서 양산까지 수년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지금은 단기 성과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모든 자원을 쏟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국이 진짜 ‘반도체 강국’이 되기 위해선,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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