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지지 않는 공장 비극
반복되는 끼임사고, 언제까지
공장사고의 예방 가능한 노력들

지난 19일 새벽 3시,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다시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이는 50대 여성 노동자 A씨. 윤활유를 컨베이어 벨트에 뿌리던 중 상반신이 기계에 끼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기계에서 빠져나온 상태였으나 두개골 손상으로 의식을 잃고 끝내 사망했다.
공장은 즉시 가동을 멈췄고,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CCTV 영상 확보와 함께 기계 가동 중 윤활 작업을 하게 된 경위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반복되는 ‘끼임사고’, SPC만의 문제가 아니다

SPC 계열사의 반복되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평택 SPL 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했고, 2023년에는 성남 샤니 공장에서 또 다른 50대 여성이 반죽기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제조업 전반으로 눈을 돌려봐도 ‘끼임사고’는 가장 치명적인 산업재해로 지목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과거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 내 사망 사고 중 약 30%가 끼임사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떨어짐(22.3%)’, ‘물체에 맞음(19.0%)’ 등 다른 유형보다도 높은 수치이며, 문제의 핵심은 방호장치 미설치, 기계 정지 없이 작업, 작업자의 안전 교육 부족 등 구조적인 요인이다.
특히 생산성을 이유로 기계가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정비하거나 윤활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타 작업자의 기계 오작동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예고된 사고”라는 경고, 해법은 존재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고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정비 시 기계 정지 원칙, 방호장치와 센서 설치, 작업 절차의 매뉴얼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 특성상 기계와 설비가 끊임없이 가동되기 때문에, 정비나 청소, 윤활 작업 중에도 기계가 완전히 멈춰지지 않는 경우가 잦다. 이는 끼임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업자들의 적극적인 위험 제보 체계를 통해 현장 근로자들이 직접 위험을 인식하는 것 또한 중대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안전 교육과 훈련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실제로 일부 제조업체는 아차사고 신고제도를 통해 위험 요인을 조기 발견하며, 정기적인 위험성 평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이 SPC 계열사에 얼마나 적용되고 있었는지, SPC가 얼마나 안전 투자에 진지했는지는 이번 사고로 다시금 의심받고 있다.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SPC는 사과문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사고 수습과 조사를 약속했지만, 반복되는 문제로 인해 신뢰는 더욱 무너져가고 있다.
한 안전기술 전문가는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무시한 채, 사고 후 사과와 보상에만 집중하는 문화로는 변화가 어렵다”며, 안전이 생산성과 충돌하는 요소가 아닌 오히려 지속가능한 운영의 핵심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사고는 결코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 예방과 준비, 그리고 시스템적인 안전문화가 구축될 때 비로소 같은 사고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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