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이 주최하는 국제전시회인 마덱스(MADEX, 국제해양방위산업전)가 부산 벡스코(BEXCO) 전시장에서 28일부터 4일간 진행된다.
1999년부터 격년제로 시작돼 올해로 14회째이니 강산이 2번은 훌쩍 바뀐 셈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해군 창설 80주년을 맞는 해이니만큼 개최 전부터 규모가 역대급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참여업체는 14개국 200여 개, 외국 대표단은 30개국 100여 명에 이르는 그야말로 ‘총출동’이다. 1만 5000여명의 전문 바이어들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개막 첫 날은 평일이라 주로 업계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채웠다. 미디어데이도 겸해 언론사 관계자들이 취재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와 전시부스들을 주의 깊게 둘러보며 취재 경쟁도 한창이었다.
최근 K-방산이 국제무대에서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세계를 이끄는 해양 방위산업의 집대성된 현장을 소개한다.
한화, 계열사 함께 뭉친 첫 ‘통합관’으로 전시장 장악
전시장을 들어서면 한화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의 대규모 전시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함께한 ‘한화관’이다. 전시관 운영을 위해 수십 명의 직원들이 오렌지 넥타이를 통일해서 착용하며 ‘한화인’만의 일체감도 과시했다. 전시장 규모로만 보면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이다.

한화시스템은 현대전에서 무인화의 필요성이 적극 요구되는 상황을 고려, ‘전투용 무인수상정’을 최초로 공개했다. 전방 해역 경비 구역에서 인명 피해 없이 근접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육상이나 해상에서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해 주요 항만이나 전진기지의 경계, 탐색, 탑재 무장을 활용한 전투 수행까지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의 ‘공동 전선’으로 오렌지 군단에 맞불
아이러니하게도 한화 통합관 바로 맞은편에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이 공동으로 전시관을 갖췄다. 누가 봐도 한화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적 동반관계의 모양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주력 수출제품이 수상함임을 증명하듯 수출용 6500톤 급 호위함을 첫 공개했다. 유도무기체계의 명가인 LIG넥스원은 미래 무인수상정인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최초로 내놨다.

가성비가 뛰어나 일찌감치 글로벌 무대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K2 전차의 현대로템도 마덱스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명성과 규모에 비하면 다소 소박하게 꾸려진 부스이다. 지상무기체계 역량을 기반으로 해병대를 겨냥해 상륙작전이 가능한 다양한 무기체계를 들고나왔다.
해군과 해병대의 헬기를 책임지겠다는 KAI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으로 유명한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소해작전헬기(MCH)와 상륙공격헬기(MAH)로 해군과 해병대에 러브콜을 보냈다. ‘소해(掃海) 작전’은 육지의 지뢰와 같이 바다에 부설된 기뢰를 제거하는 작전을 말한다.

기뢰를 탐지하고 제거함으로써 수상 및 수중에서 작전하는 수상함과 잠수함의 생존을 담보하는 것이다. 상륙공격헬기(MAH)는 보잉이 아파치의 공격 능력과 해수 부식 방지 설계 등이 결합되며 수상전까지 가능하다.
대기업 추격하는 AI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전문기업 네비웍스
AI 지리정보체계(AGIS) 시장을 이끄는 네비웍스의 전시관도 눈에 띈다. ‘AGIS’는 공간 데이터를 관리, 분석, 시각화하는 컴퓨터 기반의 시스템인 지리정보시스템(GIS)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진 것을 말한다.

네비웍스는 국내 최초로 지리정보체계 엔진을 기반으로 ‘C4I(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체계 사업을 25년간 해 온 베테랑 기업이다. 많은 기술 중 ‘메타아이즈(METAIEYES)’라는 지능형 유무인 복합 지휘통제 플랫폼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통합 감시정찰과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의사결정도 지원한다. 네비웍스는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그 이름이 익숙한 기업이다. 2023년부터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군사용 시뮬레이션 및 장비 전시회(I/ITSEC)에 2년 연속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의 ‘한국기계연구원’, 첫 참가임에도 독보적인 존재감
세일즈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외에도 국내 굴지의 연구기관들도 기술력으로 각축전을 펼쳤다. 이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로 대전에 본원을 두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KIMM)이 마덱스에 첫 출전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선보였다. 초발수 코팅 기반의 완전 방수 군복은 함정 승조원의 생존력을 강화하는데 큰 기대를 모으며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시제품으로 전시된 ‘경량형 수밀 격벽 도어’도 전시장 방문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무게는 줄이고, 기존 수밀 격벽 도어의 기능은 한층 강화했다. 부식의 염려가 없어 리페인팅에 의한 비용 손실이 예방되고, 중량을 줄임으로써 선박과 군함의 기동에 경제성을 더했다. 이 밖에도 함정 손상 통제를 위한 밸브 기술, 휴대용 물 수확기 등도 선보여 마덱스 첫 출전임에도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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