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솔직히 필요가 없어요” .. 점점 손 놓는 젊은 세대에 ‘줄폐업’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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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면허 대신 따릉이
대중교통에 밀린 자동차의 존재감
문 닫는 면허학원, 생존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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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운전면허는 더 이상 청년들의 필수품이 아니다. 대중교통만으로도 일상생활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면허 취득을 ‘굳이 해야 할까’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확산과 함께, 교통비를 아껴주는 기후동행카드 등 정책들이 자리 잡으며 면허의 필요성이 자연스레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은 운전면허학원들의 줄폐업이라는 현실로 이어졌다.

매년 줄어드는 면허학원, 저출생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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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383곳이던 전국 운전면허학원 수는 2023년 344곳으로 줄었다. 매년 평균 6.5곳이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면허 신규 발급 건수 역시 감소세다. 2023년 기준 87만 5291건으로, 전년도보다 8.4% 줄었다.

그 배경에는 저출생으로 인한 청년층 인구 감소가 있다. 성인으로 전환되는 인구는 2020년 55만여 명에서 2023년 43만여 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지방의 학원들은 운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의 한 학원 대표는 “과거에는 수능 직후 면허 따는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연초에도 학원이 썰렁하다”며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한탄했다.

달라진 청년들 인식, “차 없어도 불편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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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운전면허 취득을 포기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부담도 크다. 서울 등 대도시 기준 강습료는 90만 원대에 이르고, 차량 구입과 유지비까지 고려하면 ‘생존비용’ 차원에서 면허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한 20대는 “기후동행카드 하나로 어디든 갈 수 있는데, 굳이 면허에 돈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 10대와 20대의 신규 면허 취득은 2020년 대비 각각 20%, 30% 줄었으며, 신차 등록도 감소세다. 2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2013년 11만 대에서 2023년 8만 대 수준으로 10년 새 22% 이상 줄었다.

교통 인프라 발전·심리적 요인도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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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GTX 개통, K-패스와 같은 전국 단위 교통망 확장도 면허 취득을 꺼리는 이유다. 이동이 더 편리해진 만큼, 자동차는 더 이상 필요조건이 아닌 것이다.

더불어, 심리적 요인도 있다. 교통사고에 대한 두려움, 사고 관련 영상들이 운전에 대한 거부감을 키운다. 직장인 이 모 씨는 “면허는 있지만, 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운전면허학원 업계가 구조조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방의 학원은 폐업 시 면허 취득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역별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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