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코앞인데 “코로나 악몽이 돌아온다”… 더욱 심각해진 상황에 한국 ‘재난 경보’

54
휴가철 앞두고 감염병 확산 우려
독감·코로나 동시 유행 조짐 뚜렷
의료인력 부족, 방역 대응에 먹구름
코로나
사진 = 연합뉴스

방역 현장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고개를 들며 감염병 확산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더욱이 병상은 충분하지만 환자를 돌볼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조용했던 재난 경보등이 다시 붉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여름이 두려운 이유… 코로나19·독감 ‘쌍둥이 유행’ 조짐

코로나
사진 =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은 6일, 국내에서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 유행 가능성을 경고했다. 독감 환자는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유행 기준을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7.3명으로, 유행 기준인 6.5명을 초과하고 있다.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입원 환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호흡기 환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비율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특히 우세종인 오미크론 JN.1 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시 대상으로 지정한 NB.1.8.1 변이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홍콩에선 지난달 한 주 동안 846건의 양성 사례가 보고되며 지난해 여름보다 확진자가 늘었고, 중국의 경우 확진율이 한 달 새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싱가포르와 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고 있다는 점도 한국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람이 없다”… 병상보다 의료인력 부족이 더 위기

코로나
사진 = 연합뉴스

의료현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의료인력 공백’이다. 특히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필수 진료과의 인력난이 심각해졌다는 경고가 나온다.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늘었을 때 진료할 수 있는 의료진 자체가 부족하다”며 감염내과·호흡기내과 인력 공백을 우려했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팬데믹 당시엔 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CRRT(지속적 혈액투석기계) 보유 현황과 중환자실 운영 여력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병상만 있고, 실제 환자를 돌볼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 백신과 치료제는 충분히 확보돼 있지만,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팬데믹 때보다 대응 능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도 “감염병 대응에 앞서 실제 대응 가능한 의료진 숫자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개인위생 강조… 방역당국, 재난 수준 대응

코로나
사진 =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이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이달 30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질병청장 지영미는 “실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백신 접종이라는 기본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감염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상 치명률은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방 조치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김용환 교수도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는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합병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인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해외 유행이 국내로 번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국내외 감염병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속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