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눈치 보던 한국 “이제 필요 없다” … 381조 원 ‘여기’에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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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수출도 남 눈치”
이제는 ‘우리 손으로 만든 심장’
14년 프로젝트에 3조 이상 투자
미국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이 만든 전투기라 해도, 미국산 엔진이 들어가면 수출 전에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핵심 부품을 자립하지 못한 구조 탓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 규모만 38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성’ 위한 선택, 국산 엔진 개발 본격화

미국
출처 = 연합뉴스

항공엔진은 전투기 제작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비용보다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다. 엔진이 외산이면, 기체가 아무리 완벽해도 수출하려면 원천 기술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실제로 K9 자주포 수출 당시 독일이 파워팩 수출을 막아 계약이 무산된 일이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은 ‘우리 기술로 만든 엔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만들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2039년까지 총 3조 3500억 원을 투입해 1만6000lbf급 항공엔진을 국산 기술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KF-21 보라매에 탑재된 GE의 F414보다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국가 안보와 수출 경쟁력까지 고려한 ‘생존 전략’이다.

기술력도 인력도, 점점 무르익는 한국

미국
출처 = 연합뉴스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양강 체제를 이루며 경쟁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1979년부터 엔진 면허생산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1만 대 이상을 생산했다.

KF-21, FA-50, 수리온 등 주요 전투기와 헬기의 엔진 조립과 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이젠 설계와 부품 가공까지 전 주기 기술을 확보해가고 있다.

특히 2028년까지 항공엔진 R&D 인력을 50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열 합금과 고온 부품 가공 등 고정밀 기술을 자립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가스터빈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독자 개발한 이력을 앞세운다. 항공엔진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기 엔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81조 시장, 시작은 ‘군용기’지만 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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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2032년 전 세계 항공엔진 시장이 약 2797억 달러, 우리 돈 38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투기용 엔진을 확보하면 여객기, 무인기, 수소비행기 등으로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 여기에 유지보수(MRO) 분야까지 포함하면 경제적 효과는 훨씬 크다.

전투기 한 대의 경우 초기 구매 비용은 전체 비용의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가 운용·정비에 들어간다는 점도 국산화의 당위성을 높인다.

국산 엔진이 상용화되면 국내 100여 개 기업이 외산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엔진 기술을 확보하면 국내 기업 생태계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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