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가전이 전부 다 공짜라니”… LG의 ‘역대급 결단’, 이런 게 가능하다고?

33
“공짜로 최신 가전을 가질 수 있다?”
관리까지 책임지는 ‘구독 가전’
LG
사진 = 연합뉴스

LG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에 ‘소유권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었다.

월 구독료를 내며 제품을 이용하던 고객이 계약 기간을 채우기만 하면, 이제는 추가 비용 없이 최신 가전의 주인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은 단순한 렌탈 상품의 조건 변경을 넘어, 가전 유통 구조와 소비자의 소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전통적 소비 방식에서, 관리와 서비스를 포함한 ‘구독’ 중심의 이용 형태로의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

구독 가전, 연 2조 매출 눈앞

LG
사진 = 연합뉴스

LG전자는 지난 5년간 구독형 가전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으며, 그 결과는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2024년 1분기 구독 매출(케어 제외)은 50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5%가 증가했다.

2023년 전체 구독 매출은 1조 6727억원으로 2022년(9628억원)보다 73.7%나 급등했다. 특히 정수기, 공기청정기, 세탁기 등 일상 필수 가전의 정기적인 관리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소비자의 삶의 변화가 있다.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확산,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소비자들은 ‘직접 관리’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관리’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는 제품 자체보다 시간을 아끼는 경험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며 “정기적인 관리와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구독형 모델이 그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할부’가 아닌 ‘케어’로 승부

LG
사진 = 연합뉴스

LG전자의 구독 전략은 단순히 ‘제품을 나눠서 파는’ 개념이 아니라, 핵심은 ‘케어’에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최근 간담회에서 “우리는 할부가 아니라 케어 역량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에 4천~5천명의 케어 매니저를 운영하고,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을 통해 전문화된 ‘케어마스터’ 자격제도를 운영하는 등 탄탄한 관리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단순히 기존 제품을 구독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구독에 맞는 제품 설계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략은 소비자 만족도와 재구매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 베스트샵에서 판매된 제품의 38%가 구독 방식으로 계약됐는데, 이는 ‘소유’보다는 ‘관리’를 택한 소비자가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삼성의 추격, 그리고 글로벌로 나아가는 LG

LG
사진 = 연합뉴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 역시 2023년 말 AI 중심의 가전 구독 모델을 출시하고, 올해 1월부터는 갤럭시 스마트폰까지 구독 대상으로 확대했다.

다양한 요금제, 반납 시 잔존가 보장 혜택 등으로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춘 결과, 삼성스토어에서는 출시 3주 만에 구독 비중이 30%에 달했다.

삼성 관계자는 “늦게 시작했지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2019년부터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대만, 태국 등으로 구독 모델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약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구독은 더 이상 틈새 전략이 아니라, 가전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전장이 되고 있다.

가전 소비 방식의 변화… 시장 뒤바뀔까

LG
사진 = 연합뉴스

LG전자가 구독 계약에 소유권 이전 조건을 포함한 데 대해 업계는 이례적인 파격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의 5년 계약뿐 아니라, 최근에는 3년형 구독 계약에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했다.

이는 소비자의 초기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짧은 기간 내 실질적인 소유와 지속적인 관리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구독 모델로 끌어들이고, 재구매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조건 변경을 넘어, 가전 제품의 유통과 소비자 접점을 전면 재설계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 반응과 소비자 수용 속도가 업계의 전략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시간 인기기사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