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선구안 통했네”… 삼성 참전하자마자 1위 탈환, 업계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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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네이버 제치고 슈퍼컴 1위 복귀
저전력 성능도 세계 7위, 업계 지형 바뀌나
‘SSC-24’로 AI·반도체 주도권 강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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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다시 국내 슈퍼컴퓨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네이버에게 내줬던 순위를 신형 슈퍼컴퓨터 ‘SSC-24’로 되찾은 것이다.

신규 모델인 SSC-24는 업계 예상을 깨고 국제 순위 첫 진입과 동시에 한국 최고 성능 슈퍼컴으로 기록됐다.

지난 1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ISC 2025(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TOP500’ 순위에서 세계 18위에 올랐으며, 이는 국내 기업이 보유한 슈퍼컴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삼성, 단숨에 1위 탈환… 네이버·카카오는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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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SSC-24의 출시는 단순한 장비 교체를 넘어선 전략적 대응이었다.

2021년 도입했던 ‘SSC-21’이 한때 국내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네이버의 ‘세종’에 밀려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이에 반격을 준비했고, 올해 등장한 ‘SSC-24’가 이 반격의 핵심이었다.

이번 신형 슈퍼컴은 인텔의 제온 서버용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100’을 탑재해 고성능을 구현했다.

슈퍼컴퓨터 성능을 나타내는 HPL 기준 벤치마크 점수는 106.2페타플롭스(PFLOPS)로, 기존 SSC-2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순위에서 네이버의 ‘세종’은 50위, 카카오의 ‘카카오클라우드’는 52위에 그쳤다.

SK텔레콤의 ‘타이탄’ 역시 순위가 떨어지며 한국 슈퍼컴 기업들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 속, 삼성의 급상승은 더욱 두드러졌다.

“그린 500”에서도 두각… 친환경 경쟁력도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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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SSC-24는 연산 성능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전력 효율 순위를 매기는 ‘그린 톱 500’에서도 7위에 오르며, 저전력 설계 능력을 인정받았다.

SSC-24는 1와트의 전력으로 초당 672억 5000만 번의 연산이 가능한 67.25기가플롭스(GFlops/W)를 기록했다.

이는 친환경 슈퍼컴 1위인 유럽고성능컴퓨팅 공동사업단의 ‘JEDI’(72.73 GFlops/W)와 맞먹는 수치로, 글로벌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연산 속도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까지 뛰어난 시스템은 앞으로의 슈퍼컴 경쟁에서 핵심 무기”라며 삼성의 도약을 평가했다.

AI·반도체 R&D 주도권 강화, 국내외 기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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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SSC-24는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슈퍼컴은 대규모 AI 모델 학습, 반도체 회로 시뮬레이션, 신소재 분석, 유전체 연구, 기후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삼성 내부는 물론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업 가능성도 높아지며, ‘슈퍼컴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까지 예고되고 있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론 성능 600페타플롭스급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예고하며, 국내 슈퍼컴 시장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성과를 두고 한 업계 전문가는 “기술보다 중요한 건 방향을 꿰뚫는 눈”이라며, “삼성은 타이밍과 전략에서 이번엔 정확히 맞췄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SSC-24는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슈퍼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산업 전반의 응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AI와 반도체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있어 주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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