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3750만 원 드립니다”, “기존 직원 2배 이상”… 삼성이 돈뭉치 갖다 바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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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따라잡기’에 사활
삼성, 美서 고연봉 인재 영입
HBM·2나노 파운드리에 전사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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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서 파운드리 인재 확보에 나섰다. 제시한 조건은 기본 연봉 32만 달러(약 4억 5천만 원), 인센티브 포함 총보수는 최대 5억 5천만 원 수준이다.

이 같은 공격적 채용 배경에는 치열해진 글로벌 반도체 경쟁과 삼성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복합적인 위기감이 자리한다.

‘HBM 실책’ 뼈아팠다… 33년 만의 2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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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33년 만에 D램 시장 2위로 밀려났다. 업계는 삼성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 부족을 지목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반면, 삼성은 해당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전체가 HBM 중심 재도약 전략을 짰다.

AMD에 납품한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반전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삼성은 차세대 HBM4의 하반기 양산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D램 수율 개선 작업을 점검하며, 고성능 수요에 대응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2나노 공정 양산, ‘성패 가를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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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부문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7.7%로 TSMC(67.6%)와 약 60%포인트 차이를 보인다. 중국 SMIC(6%)와의 격차도 더욱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이를 뒤집을 무기로 2나노 공정을 택하며, 하반기부터 모바일용 2나노 제품을 양산해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이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삼성은 안정적인 GAA(Gate-All-Around) 공정 노하우와 IDM(종합 반도체 기업) 구조를 바탕으로 AI 원칩 설계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2나노 공정이 계획대로 가동되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며 “고객사 확보가 성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봉 4억5000만 원+α… ‘미국형 스카우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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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텍사스에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디렉터·매니저급 인재 채용에 나섰다.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연봉 수준은 그만큼 삼성의 위기감을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현지 영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TSMC 출신 마거릿 한 부사장을 미주 파운드리 사업 총괄로 영입했다. 이번 채용은 현지 고객 확보와 기술 영업 강화를 위한 실무진 구축 차원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영업력 확보가 곧 시장 확대의 관건이다.

TSMC는 ‘정면 돌파’, 삼성은 ‘내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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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올해 하반기부터 대만 내 두 공장에서 2나노 공정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3나노에서는 뒤처졌던 GAA 공정을 2나노부터 처음 도입해, 기술 우위와 고객 신뢰를 동시에 노린다. 이미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 굵직한 고객사들이 TSMC의 2나노를 테스트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의 2나노는 AI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완전 가동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은 대외 마케팅보다는 내실 강화를 택했다. 파운드리 포럼 같은 대형 공개 행사는 비공개로 축소하고, 파운드리 협력사 대상 ‘세이프 포럼’을 중심으로 기술 파트너십 확대에 나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술·인재·시장… 삼각 축 완성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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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1

삼성전자는 기술력 확보, 인재 영입, 시장 점유율 회복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기술 측면에서는 2나노 GAA 공정과 HBM4 양산을, 인재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 고연봉 채용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삼성의 채용 전략은 단순한 스카우트가 아니라, 반도체 시장 재도약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인 효과는 하반기 성과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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