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약품 수출, 33조 신기록
미국, 韓 약값정책 ‘무역카드’로

한국의 의약품 생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33조 원에 다가섰다. 10년 연속 성장에 수출 증가율도 28%에 달하면서 국내 제약 산업은 괄목할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의 약값이 지나치게 낮아 미국 제약업계에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다.
美 “韓 약값이 문제”… 무역압박 재연 조짐

미국 제약업계는 한국의 건강보험 정책을 ‘불공정’이라 규정하고, 미국 정부에 이를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제약협회(PhRMA)는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을 “미국 신약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하지 않는 나라”로 지목하며 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비효율적이라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외국 제약사에 불리한 시장 진입 구조, 신약 보험 등재 지연, 낮은 약값 책정 등을 문제로 꼽았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이 의도적으로 약값을 낮춰 미국 약값을 높인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그에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외국 시장에서의 가격을 미국 약값의 기준으로 삼는 ‘최혜국대우’ 정책을 거론하며, “필요하다면 관세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10년 노력의 결실 맺은 한국… 미국은 왜 불만인가

한편 한국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 설비 고도화를 이어오며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의약품 생산 실적은 32조 8천억 원을 기록했고, 특히 완제의약품은 전체의 86.6%를 차지하며 핵심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수출도 빠르게 성장했다. 전년 대비 28% 증가한 12조 6천억 원을 기록했고, 바이오의약품과 유전자재조합의약품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헝가리를 통한 유럽 수출은 400% 이상 폭증했고, 미국·브라질·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선 “합리적인 약값 정책과 높은 기술력, 글로벌 기준에 맞춘 생산 역량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의 약값 정책이 자국 제약사들의 수익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문제를 무역 협상 테이블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불만’ 뒤엔… 글로벌 약값 전쟁의 서막

미국의 문제 제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값 주도권 확보 시도로 해석한다. 자국 내에서는 약값 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미국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에서는 가격을 높게 유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해 약값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제조업협회(NAM)는 한국이 “비용-효과 임계치를 낡은 방식으로 적용해 혁신 약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생명공학 업계는 “여러 겹의 가격 인하 조치가 미국 제조사의 공급 안정성을 흔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제약업계의 주장이 자칫 ‘약값은 무조건 비싸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경우, 의약품의 공공성이라는 국제적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수출 경쟁이나 가격 문제를 넘어서, 의약품 산업에서 각국이 어떤 기준과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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