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게 내주나 싶었는데 “오히려 신의 한 수였네”… 삼성·SK의 ‘역발상’ 제대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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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전략 바꾼 삼성·SK
중국 추격에도 실적 반등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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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 메모리 업계의 위기감이 커졌다. 범용 제품은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형 제품 대신 고사양·고수익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화한 결과,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5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며 삼성과의 격차를 좁혔다.

구형 버리고 ‘AI 가속기’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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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수익성이 낮은 구형 메모리 생산을 줄이고, HBM과 DDR5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조를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PC·모바일용 DDR4를 비롯해 HBM2E 등 구세대 제품의 생산을 점차 종료하고 있으며, 올해 실적 발표에서 HBM3E·HBM4 같은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구형 D램의 생산량을 계획보다 빠르게 줄이고, 고사양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DDR5와 HBM은 각각 서버용 CPU 및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되는 최신 메모리로,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HBM은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주요 부품으로 자리잡으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추격에도 기술로 초격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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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저가 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위협이다.

실제로 중국 CXMT와 같은 업체들은 DDR4 생산을 확대하며 글로벌 평균 대비 최대 50%에 가까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수출과 실적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범용 메모리 부문에서는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HBM과 DDR5 같은 고부가 제품에서는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HBM3E 12단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연내 HBM4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부터 AMD, 브로드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HBM3E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기술 격차가 남아 있는 만큼,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버리는 용기’가 만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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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구형 제품 대신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 단기적인 실적 개선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확고한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선택이 앞으로의 반도체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술 투자와 제품 고도화를 통해 고부가 시장에 집중하는 방식이 경쟁력 유지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삼성과 SK가 HBM 등에서 얼마나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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