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틀어막히자 “이거라도 바칠게요”… 서민들 우르르 몰린 ‘이곳’, 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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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맡기고 급전 끌어쓴다
‘신용 한도’ 막히자 몰린 서민들
자동차담보대출
사진 = 연합뉴스

신용대출 한도가 확 줄면서 일부 서민들이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차량을 맡기더라도 운행은 그대로 가능한 점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규제를 피해 찾은 ‘틈새 상품’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존재한다.

‘신용대출 우회로’로 몰린 자동차

자동차담보대출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이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줄었다. 특히 카드론까지 신용대출 범주에 포함되며 자금이 급한 이들이 다른 대출 수단을 찾기 시작했다.

그 대안 중 하나로 자동차담보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신용대출이 아닌 ‘기타대출’로 분류돼 해당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규제 직후 ‘자동차담보대출’ 검색량은 3배 가까이 늘었고, 네이버 데이터랩도 유사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상품은 자동차 소유자가 차량을 담보로 맡기면서도 운행은 유지할 수 있어, 생계와 병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실제 대출 실행 건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 금융사는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대출 실행은 오히려 줄었다”며 “대출 전반에 대한 신중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급전은 쉬워도 덫은 많다

자동차담보대출
사진 = 연합뉴스

자동차담보대출은 빠르고 접근성 높은 대출 수단이지만,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연체 시 차량이 압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퇴근이나 생계에 차량이 필수인 경우라면, 곧바로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금리 부담도 크다. 신용도에 따라 연 4~19%까지 금리가 책정되며, 특히 캐피탈사나 제2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연 10~20% 수준의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추가로 담보 설정 수수료, 중도상환 수수료, 해지 수수료 등 숨어 있는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출 기간 동안 차량 소유권이 제한되거나 저당권이 설정되는 경우도 있어, 중고차 판매나 명의 이전 등도 쉽지 않다.

자칫 조건을 몰랐다간 법적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다. 한 금융 전문가 역시 “단기적 자금 수요에 끌려 무리하게 접근하면 신용점수 하락이나 부채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온투업과 대부업도 대안이 될까

자동차담보대출
사진 = 연합뉴스

자동차담보대출 외에도 ‘온투업(P2P금융)’과 ‘대부업’ 등이 우회로로 거론된다.

온투업은 주택담보비율(LTV)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금융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금리가 10%를 웃돌고, 업체 역시 리스크 관리 때문에 대출을 쉽게 승인하지 않는다.

대부업 역시 신용대출이 막힌 저신용자들의 선택지이지만, 이자율이 더 높다. 결국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일수록 대출 이후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규제 이후 일부 예외조항을 두며 완화 조치에 나섰다. 연 3500만 원 이하 소득자의 신용대출, 긴급생활자금(결혼·장례·출산 등), 햇살론 등은 신용대출 한도 산정에서 제외했다.

불안한 틈새시장, 제도 보완 시급

자동차담보대출
사진 = 연합뉴스

2금융권은 이번 규제로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한 저축은행은 “규제 전산 반영 후 승인액이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고, 다른 곳들도 승인율 급감이 이어졌다는 분위기다.

특히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2금융권은 이들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는 민간 중금리대출도 ‘서민금융 상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서민 대출 완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급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자동차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상품은 단기적 자금 마련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상환능력과 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소비자는 스스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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