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3억 있는데 “거리 나앉게 생겼어요”… 전문가의 참담한 예측, 100만 고령층이 위험하다

183
3억 자산 있어도 생활은 막막
돌봄비가 의료비의 두 배…간병비 공포가 덮친다
고령층
사진 = 뉴스1

서울 강서구에 사는 72세 이 모 씨는 최근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대출을 알아봤다. 집 한 채는 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고령층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간병비나 생활비 같은 필수 지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금 청구권을 신탁을 통해 구조화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자산 3억 있어도 생활은 곤란

고령층
사진 = 연합뉴스

보험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보험금 청구권을 공공 신탁에 편입해 고령층이 필요할 때 간병비나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민간 보험에 가입한 고령층은 많지만, 보험금은 사고 발생 시 수익자의 재량에 따라 사용되고 있어 실제 필요한 목적에 맞춰 쓰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선 제3자에 의해 부적절하게 사용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2023년 기준,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자산 중 81% 이상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다. 전·월세 보증금을 뺀 금융자산은 평균 9천만 원대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다.

고령층
사진 = 연합뉴스

공공 신탁 제도는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고령자가 미리 보험금 용도를 정해 신탁 계약을 맺으면, 자금이 지정된 방식으로만 사용돼 생활비나 간병비 등에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측은 이 제도가 고령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존하면서, 자산의 목적 외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 증가로 돌봄비 부담도 커져

고령층
사진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97만 명에 이르며, 내년엔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환자 절반 이상은 1인 가구이며, 가족의 돌봄 참여도는 상당하다.

치매 환자 가족의 40%는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에 거주할 경우 약 1,700만 원, 시설 입소 시 3,100만 원이 넘는다.

전체 비용 중에서도 돌봄비 비중이 67%로, 의료비보다 훨씬 높다. 가족 구성원이 겪는 신체적·경제적 부담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금이 구조화돼 필요한 용도로만 사용될 수 있다면, 가족의 부담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자산 유동화 방안 확대 필요

고령층
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 고령층은 평균 3억 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생활비나 돌봄비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연금으로 전환하는 등의 유동화 방안은 활용률이 낮다.

전문가들은 공공 신탁 활성화를 포함해 보험금 구조화, 주택연금 확대, 자산관리 지원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정부도 치매 조기 발견과 관리 강화를 위해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으며,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확대와 가족휴가제 보완 등도 추진 중이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고령자와 가족이 치매나 노후 돌봄 문제를 막연하게 불안해하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과 관리 체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돌봄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비한 구체적인 재정 계획과 제도 활용이 요구된다.

지속 가능한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 정부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

경제 랭킹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