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갑질 더 이상은 못 참겠다”… 1,777억 투입한 ‘탐해3호’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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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점에 맞선 희토류 탐사
1,777억 투입한 ‘탐해3호’ 출항
해저 자원 독자 개발 나선다
희토류
사진 = 연합뉴스

희토류 공급을 둘러싼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직접 움직였다.

국비 1천777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국내 최초 6천t급 해저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가 지난 14일 경남 창원 진해항에서 출항했다.

목적지는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번 탐사는 우리 기술로 해저 희토류를 직접 찾아내기 위한 첫 실전 작업이다.

탐해3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3D/4D 해양 탐사 장비를 갖췄다. 한 번의 탐사로도 약 4.2㎢ 규모의 해저를 정밀 분석할 수 있으며, 탐사 대상은 주로 중희토류다.

중희토류는 고급 자석, 촉매, 조명 등 첨단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자원으로, 경제적 가치가 특히 높은 희소 금속이다.

국내 희토류는 ‘있지만 못 쓰는 자원’

희토류
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도 희토류 자원이 없지는 않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충주 어래산, 홍천 지역 등지에 총 2,597만 톤의 희토류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생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주된 이유는 채산성과 환경 문제다. 토양 1톤에서 추출되는 희토류의 양이 매우 적고, 정제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돼 환경 규제가 까다롭다.

2018년 충남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채굴이 이뤄진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의 희토류 생산은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은 전체 희토류 수요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저 자원, 경제성과 기술 가능성 모두 갖춰

희토류
사진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반면, 해저에 매장된 희토류는 상대적으로 채굴이 용이하다. 수심 10m 이내 퇴적층에 다량 존재하며, 중희토류 함량이 육상보다 평균 2배 이상 높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0년부터 3년간 태평양 전역 159개 해역에서 탐사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조사에서 서태평양 일부 지역과 적도 인근 해역이 고농도 희토류 부존 지역으로 확인됐다.

탐해3호는 향후 6년 동안 이 지역에서 본격적인 정밀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저 시료 채취, 자원 분포 3차원 영상화, 인공지능 기반 예측 분석, 개발 가능성 평가까지 포함된다.

김윤미 해저지질연구센터장은 “기존에는 해외 국제 프로젝트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국내 기술로 독자 탐사를 시도하는 첫 사례”라며 “희토류 확보의 주도권을 중국에만 맡겨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망 다변화 위한 첫 단계

희토류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70%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 및 가공 비중은 90%에 달한다. 한국이 희토류 개발에 성공한다면,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국과의 자원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호주, 베트남 등도 희토류 개발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 역시 자원 확보 경쟁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해저 자원의 상업적 개발까지는 정제 기술 확보와 환경 영향 평가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이번 탐사는 그 출발점이다. 기술력, 경제성,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는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탐해3호의 항해가 실제 채굴과 공급 안정성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공급망 불안정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우리 자원을 확보하려는 시도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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