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배추·수박 값 급등
김치도 포기할 판, 주부들 ‘한숨’
정부, 비축 물량 풀고 긴급 대응

서울의 한 마트,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은 가격표를 보고 한숨부터 쉰다. 수박 한 통이 3만 원, 배추 한 포기가 3천 원이 넘는 물가 때문이다.
50대 박 모 씨는 “올해 김장을 하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치도 마음대로 못 담그는 시대가 왔다”며 푸념을 털어놓았다.
최근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와 가뭄, 집중호우까지 겹치며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배추, 수박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식탁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할인 지원책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상기후로 인한 수급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뭄·폭염에 배추 ‘비상’… 정부, 하루 250톤까지 푼다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은 이른 무더위와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다. 생육 부진이 우려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긴급 급수 차량과 이동식 장비를 지원해 정식을 마쳤다.
정부는 여름철 수급 불안에 대비해 비축 배추 3만5천500톤 중 하루 100~250톤을 시장에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서울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최대 절반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관개 시설 정비, 방제 약제 지원, 예비묘 250만 주 확보 등의 추가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주 계속되는 비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 작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박도 ‘금(金)과일’ 됐다… 사상 최초 3만 원 돌파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5일 기준 수박 한 통 평균 소매가격은 3만 65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월 평균 3만 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보다 40.9%, 평년보다 43% 비싼 수준이다. 서울의 한 과일가게에서는 “8kg 수박이 이달 초에는 2만 8천 원대였는데 지금은 3만 7천 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폭염에 따른 수요 증가와 5~6월 일조량 감소로 생육이 지연된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통업계는 수박의 당도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하순부터 강원 양구, 경북 봉화 등에서 수박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점차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감자·계란·닭고기까지… 물가 불안 도미노

감자의 경우, 노지 봄감자 생산량은 평년보다 2% 증가했으나 지난해보다는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9월부터 출하되는 고랭지 감자는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6.8% 줄고, 생육 상태도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수시설을 동원하고 계약재배 물량 1만 2천 톤을 활용해 시장 공급 조절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3천200톤에 대한 수입권 공매도 추진한다.
계란과 닭고기 수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산란계의 생산 주령을 87주령까지 연장하고, 영양제 및 비타민제를 지원 중이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은 일시 중단됐으나, 다음 달 중순부터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다. 태국산 닭고기 추가 물량도 이번 주부터 국내에 공급된다.
“이러다 김치도 못 담가”… 소비자 지원책 쏟아진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대형마트와 중소형 마트 1만 2천 곳에서 할인 행사를 벌인다.
1인당 주간 할인 한도는 기존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확대되며, 품목당 최대 40%까지 할인된다. 전국 130개 전통시장에서는 다음 달 4~9일 100억 원 규모의 현장 환급 행사도 진행된다.
라면, 김치, 삼계탕 등 가공식품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된다.
정부 관계자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수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기 대책은 즉각적인 효과가 있지만, 이상기후가 반복된다면 근본적인 공급 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여름 농산물 수급 상황은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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