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경고, 지금은 현실
끝없는 규제에 한국 경제 ‘멈췄다’
메가 샌드박스, 돌파구 될까

한국 경제가 지난 20년간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이를 “성장의 한계”라고 단언했고,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규제부터 걷어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그 해법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이는 지역과 산업 단위로 규제를 대폭 유예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실험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20년간 멈춘 한국 경제… 반복되는 위기의 경고

2013년, 맥킨지는 한국 경제를 ‘끓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며 위기를 예고했다.
물이 서서히 끓기 시작하면 냄비 안의 개구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결국 죽게 되는 것처럼, 한국 경제도 위기의 징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적절한 대응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문제는 더 깊어졌다고 분석했다.
맥킨지의 송승헌 한국오피스 대표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토론회에서 “20년 가까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규제에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는 1960~1980년대 중화학공업, 1980~2000년대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후에는 뚜렷한 전환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규제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만큼 경직돼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전략을 바꾸기 어려워지고, 이는 실적 악화와 성장 정체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한 정체라는 분석이 많다.
고금리, 내수 위축, 건설 경기 침체 등 복합 요인에 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반등 여지도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 발목 잡는 규제… 메가 샌드박스 주목

정체된 경제 상황을 풀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메가 샌드박스’가 제시되고 있다.
기존의 규제 샌드박스가 개별 기업이나 사업 단위의 실험에 그쳤다면, 메가 샌드박스는 지역 전체나 산업 단위로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현행 규제는 유연하지 않고, 논의 자체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먼저 테스트하고, 효과가 입증되면 제도를 확대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는 ‘AI 시범도시’로 지정돼,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인재 유치, AI 인프라 구축 등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산은 제조업 기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7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설립 중이다.
전북 새만금, 대구·경북 등도 자율주행차,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시범사업은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실험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메가 샌드박스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유예를 넘어 종합적인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 인재 유치, 주거 여건, 금융 접근성 등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같은 첨단산업은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분야별로 리스크에 기반한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주 여건과 인프라까지 통합적으로 조성해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역에 글로벌 수준의 사업 기회를 제공하면 국가 전체의 성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려면 지금의 정체를 벗어날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메가 샌드박스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정책 결정자들의 실행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실시간 인기기사
- “여보, 이제 김치도 포기해야겠어”… 배추·수박 값 급등 소식에 정부 긴급 대응
- “중국 갑질 더 이상은 못 참겠다”… 1,777억 투입한 ‘탐해3호’ 출항
- 한우 갈비탕 “알고 보니 가짜”… 외식업계 원산지 조작, 정부 칼 뽑았다
- “이번에 전 꼭 확인하세요” … 선착순 마감 임박한 현대차 무상점검 기간 날짜, 놓치면 ‘후회’
- “여보, 이제 김치도 포기해야겠어”… 배추·수박 값 급등 소식에 정부 긴급 대응
- 신형 CLA “주문 쇄도에 구매 제한까지” … 벤츠 전기차 돌풍에 생산라인 ‘풀가동’
- “중국 갑질 더 이상은 못 참겠다”… 1,777억 투입한 ‘탐해3호’ 출항
- “기존 마이바흐와 차원이 다르다” .. 퍼스트 클래스급 실내 자랑하는 EQS SUV 실버 라이닝 공개
경제 랭킹 인기글
경제 최신 인기글
-
“피 같은 돈 21조 쪽쪽 빨아먹고도 모자랐나”… 대통령까지 ‘분노 폭발’, 서민들 등골 노린다
-
“대한민국은 역시 부동산의 나라인가” … 주식·코인보다 이곳에, ‘짠희’ 임원희도 선택한 투자처의 정체
-
“절반이 일반인과 결혼?” … 대기업 총수 자녀 최근 10년 변화, 외국인·일반 직장인 배우자 급증
-
“결국 사장이 없어도 돌아가는 회사” … 성공 사업가 DNA 분석, 시스템 구조화·자동화가 장기 성공 비결
-
한국 이겨보겠다더니 “이게 무슨 망신”… 예상 못한 전개에 중국 지도부까지 ‘허둥지둥’
-
“2040년엔 37.8%까지 증가” … 여성 가장 가구 급증, 경제적 현실과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