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불리려다 이혼”… SNS 리딩방 사기 피해 1조원 돌파, 노후자금 결혼자금까지 증발

335
SNS 리딩방 사기 급속 확산
노후자금·결혼자금까지 한순간 증발
전문가도 속는 정교한 사기 수법
사기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일명 ‘리딩방 사기’로 불리는 금융 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피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노후를 대비하려던 투자자들이 이에 속아 수억 원을 날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광주지법은 비상장 주식을 미끼로 37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가짜 법인을 만들고 인터넷 기사와 기업 홈페이지까지 조작해 투자자들을 속였다.

경찰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수법으로 국내에서 최근 1년 반 동안 1조 원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자까지 끌어들인 ‘조직형 사기’

사기
사진 = 연합뉴스

2023년 말부터 4개월간 광주에서 활동한 사기 조직은 실제 존재하는 기업명과 유사한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58명의 투자자로부터 약 37억 원을 받아냈다.

피해자들이 해당 기업 홈페이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해도, 이미 연락처는 사기단이 바꿔놓은 상태였다.

또한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라는 가짜 보도자료를 블로그와 온라인 매체를 통해 유포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또한 회사 내부 관계자였던 C씨는 주범에게 20억 원 수익을 약속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주범 A씨에게 징역 6년 6개월, 공범 B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억 5000만 원, 내부 공범 C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의 형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직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사기로, 사회적 피해가 크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리딩방, ‘고수익 보장’의 함정

사기
사진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리딩방 사기’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기단은 SNS나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전문가나 유명인을 사칭해 신뢰를 쌓았다.

투자자는 초기에는 실제 수익을 받은 것처럼 느끼게 되지만, 이후 추가 입금을 유도당하면서 피해금이 급격히 늘어난다. 조작된 수익 인증, 가짜 투자 플랫폼, 허위 기사 등이 동원돼 실제 투자처럼 위장한다.

이런 수법은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일반인은 물론, 금융업계 종사자조차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사기단이 실제 투자 상품을 모방해 범죄를 벌이고 있어 식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는 커지는데, 회복은 어려워

사기
사진 = 연합뉴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리딩방을 포함한 금융투자 사기의 피해액은 2023년 상반기 4030억 원, 하반기 3074억 원, 2024년 상반기에는 2809억 원으로, 총 9913억 원에 달한다.

신고 건수는 소폭 줄고 있지만,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특히 법인 계좌를 활용한 자금 세탁으로 인해, 피해금을 되찾는 것도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고수익을 노린 개인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사기의 규모와 방식이 조직적으로 진화하면서 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노후자금이나 결혼자금, 종잣돈 등을 투자한 뒤 큰 손실을 봤다. 일부는 가족 간 갈등을 겪고, 정신적 충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고수익을 약속하거나 유명인을 사칭하는 투자 제안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공식 채널, 빠른 투자 결정을 강요하는 대화방, 수수료를 요구하는 방식은 모두 리딩방 사기의 공통된 특징이다.

금융투자 사기의 피해는 단순한 금전 손실을 넘어 삶 전반에 영향을 준다.

특히 사기단이 정교하게 구축한 시스템은 전문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모든 투자자는 철저한 검증과 의심을 기본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

경제 랭킹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