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로 자동차 한 대씩 따박따박”… 서울 아파트 64% 월세 계약, 전년 대비 29% 증가로 전세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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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월세, 매달 자동차 한 대 값
서울 한복판서 ‘월 4000만 원’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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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뚜렷하게 늘고 있는 가운데, 초고가 월세 거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000만 원짜리 임대차 계약까지 체결됐다. 한 해에 내는 월세만 무려 5억 원에 육박한다.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 이젠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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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서울 전월세 주택 중 월세 계약은 29만 5189건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전체 계약 중 월세 비중도 6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고액 월세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0만 원 이상 월세 계약은 상반기 동안 2만 2550건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난 수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전용 241㎡, 24층)는 지난 6월 보증금 1억 원, 월세 4000만 원에 거래됐다. 인근 트리마제(전용 84㎡, 31층) 역시 지난 5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100만 원으로 계약됐다.

서울 강남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월세 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월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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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월세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전세 사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몇 년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속출하면서 전세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여기에 고금리와 대출 규제도 월세 증가를 부추겼다.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

집주인 역시 대출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다.

정책적인 변화도 영향을 줬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2인 가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소형주택과 월세를 선호한다. 이런 생활 패턴의 변화도 월세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월세 4000만 원… 고소득층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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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월세는 주로 고소득 전문직, 외국계 기업 임직원, 자산 여력이 있는 1인 가구 등이 선택한다.

전세대출이 까다로운 신축 아파트나 인기 지역의 경우, 자산이 있어도 보증금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임차인의 경우 보증금 부담보다는 월세를 통한 유연한 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임대인의 선택도 고가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보유세와 재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월세가 수익성과 관리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보다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월세 수요는 일정 수준 이상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분간 ‘월세 시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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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고금리, 정책 변화, 1~2인 가구 증가 같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월세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제 월세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주요 계약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고가 월세 계약은 더욱 다양해질 수 있으며, 월세를 중심으로 한 임대차 시장 재편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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