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동까지 걸 게 할 건가” 불붙은 대시보드 주권 전쟁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507_44185_3658.jpg)
포드(Ford) 최고경영자 짐 팔리(Jim Farley)가 애플(Apple)의 새 차량 연동 시스템 ‘카플레이 울트라(CarPlay Ultra)’를 둘러싼 빅테크–자동차업계 갈등 속에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애플 브랜드가 시동까지 걸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기술기업이 자동차 핵심 기능에 얼마나 깊이 관여해야 하는지 선을 그었다.
논란의 중심은 아이폰 화면·인터페이스를 차량 디스플레이에 그대로 투영하는 카플레이의 최신판 ‘울트라’다. 연료 잔량과 속도 같은 계기 정보까지 표시하고, 에어컨·라디오·주행 모드 제어도 한 화면에서 가능하다. 현재 이 기능을 전면 도입한 완성차는 애스턴마틴(Aston Martin)뿐이다.
팔리 CEO는 더버지(The Verge) 인터뷰에서 “포드는 애플과의 협업에 전념하고 있지만, 1차 버전(라운드 원)의 울트라 구현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운전자가 차에 타는 순간, 그 사람의 디지털 생활을 우리가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였다. “애플 브랜드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시동을 애플이 걸게 할 것인가. 최고 속도를 제한하게 할 것인가. 접근 권한까지 제한하게 할 것인가.”
올해 들어 카플레이를 둘러싼 긴장은 커졌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CEO는 앞으로 출시될 차량에서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GM은 2023년부터 전기차(EV)에서 두 시스템의 호환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애플이 2022년 WWDC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소개했던 아우디(Audi),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폴스타(Polestar), 볼보(Volvo), 르노(Renault) 등도 현재로선 울트라 통합 계획이 없다.
문제는 소비자 수요다. 오토퍼시픽(AutoPacific)의 예비 조사에선 신차 구매자에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필수’에 가깝다는 응답이 나온다. 맥킨지(McKinsey)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을 써 본 운전자 85%가 완성차 기본 OS보다 이를 선호했다.
그럼에도 완성차들은 대시보드 주도권을 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 기능과 인포테인먼트를 통합한 자체 운영체제 ‘MB.OS’를 공개했다. 토요타(Toyota), 볼보도 각자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리 CEO는 어떤 선택을 하든 ‘디지털 경험’이 자동차 경쟁력의 핵심 사양이 됐다고 못 박았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시대의 차별점은 판금이나 모터 출력이 아니다. 그건 계산의 영역이다. 이제 모두 차는 멋지다. 구매를 가르는 건 이 디지털 경험이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