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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분석한 관세 쇼크의 진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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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연준(Fed) 연구진이 관세가 실제로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용과 경제 활동을 짓누르는 ‘수요 충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150년치 관세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관세가 경제와 금융 시장을 크게 뒤흔든 끝에 결과적으로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과는 수입품 관세가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기존 통념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식료품·공공요금·보험료 등 생활비가 치솟았다며 유권자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연구라 주목된다.

연구 결과가 맞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 더 낮아진 인플레이션 지표를 내세울 수도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제 성장과 고용 둔화를 감당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최근 공개된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워킹페이퍼에서 레지 바르니숑(Régis Barnichon)과 아유시 싱(Aayush Singh) 연구원은 “관세 인상이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을 줄이고 실업률을 높이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가 반응은 표준 경제 모델의 예측과 정반대”라고 썼다. “기존 모델에 따르면 관세 인상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관세 충격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총수요 충격’처럼 행동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한 가지 설명으로, 관세가 불확실성을 키워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 때문에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물가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관세가 자산 가격 하락을 불러와 수요를 더욱 짓누르고, 그 결과 실업은 늘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지는 경로를 제시했다. 바르니숑과 싱은 “관세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고, 변동성은 커지는 증거를 확인했다”며 두 경로 모두에 힘을 실었다.

세계 2차대전 이전 데이터를 놓고 보면, 관세율이 영구적으로 4퍼센트포인트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은 2퍼센트포인트 떨어지고, 실업률은 약 1퍼센트포인트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쟁 이후의 추정치는 불확실성이 더 크지만, 연구진은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업을 악화시키는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일관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그동안, 대통령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시작한 4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조금씩 우상향해 온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쇠고기·커피 등 여러 품목에 매겨졌던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자, 악화된 생활비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다른 통화정책 당국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한 번 튀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이후 물가는 다시 둔화 흐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관세 도입 이후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보여 왔다. 다만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올해 초 잠시 주춤했던 국내총생산(GDP)은 다시 강하게 반등했고, 소비 지출도 계속 늘고 있다. 그 부담은 주로 상위 소득층이 떠안고 있다. 주식시장은 트럼프가 상호 보복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발표했을 때 크게 급락했다가, 가장 공격적인 세율을 일부 걷어들이자 급반등했다. 동시에 AI 붐이 기술주 랠리를 밀어 올렸다.

다만 고용은 눈에 띄게 둔화했다.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도 ‘적게 뽑고 적게 자르는’ 현재 노동시장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령 인플레이션이 다시 내려간다 해도, 유권자 마음을 달래기엔 부족할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정도가 아니라, 전체적인 생활비 부담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도노번(Paul Donova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트에서 “사람들은 생활비 부담 악화에 분노하고 있고, 그 책임을 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생활비 위기(cost of living crisis)’와 비슷한 개념으로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를 떠올리지만, 이 두 개념은 미묘하게 다르며, 어쩌면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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