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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PU 중국 밀반출… 美, 수출통제 깬 일당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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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연방 당국이 인공지능(AI) 기업들에 필수적인 엔비디아 GPU를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로 남성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앨라바마에서 출발한 칩을 말레이시아·태국을 경유해 최종적으로 중국에 전달하는 정교한 암시장 밀수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백만달러 규모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국으로 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 칩을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무기 설계·시험과, 첨단 AI 감시 도구 개발·배치”에 활용하기 위해 확보하려 한 것으로 돼 있다. 공소장은 또 중국이 슈퍼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AI 분야 세계 1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들 칩에 대한 수출 통제는 2022년 10월 도입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BIS)은 고성능 연산 칩과 해당 칩이 들어가는 장비·컴퓨터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레고리 W. 키호(Gregory W. Kehoe) 플로리다 중부 연방검찰청장은 성명에서 “이번 공소가 보여주듯, 우리 검찰은 국가 안보 수호에 단단히 매진하고 있다”며 “수사 기관의 헌신적인 조사 덕분에 이 민감한 기술을 불법 수출한 피고인들이 지금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체포는 20일 플로리다·앨라바마·캘리포니아 3개 주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피의자는 홍콩 출신 미국 시민으로 플로리다 탬파에 거주하는 혼 닝 호(Hon Ning Ho·호칭명 매튜 호·34), 앨라바마 헌츠빌 출신 미국 시민 브라이언 커티스 레이먼드(Brian Curtis Raymond·46), 중국 출신으로 현재 캘리포니아 샌리앤드로에 거주하는 참 리(Cham Li·호칭명 토니 리·38), 그리고 플로리다 탬파에 거주하는 F-1 학생비자 소지 중국 국적자 징 천(Jing Chen·45)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레이먼드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미국 기술 제품 유통사의 CEO이자 단독 소유주로, 엔비디아 GPU를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가진 업체다. 그의 링크드인(LinkedIn) 이력서에는 ‘엔비디아 HGX·DGX 인증 클라우드 파트너’로서 “대규모 AI를 제공한다”고 설명하는 ‘빗웍스(Bitworks)’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기반을 둔 AI 클라우드 기업 코벡스(Corvex)의 최고기술책임자(CTO)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 직책은 올해 10월부터 시작됐다고 적혀 있다.

코벡스는 최근 의료기기 기업 모바노(Movano)와 합병 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코벡스 대변인은 포춘에 “코벡스는 법무부 공소장에서 언급된 활동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해당 인물은 코벡스의 직원이 아니다. 과거 자문 계약을 맺고 있었고, 직원 전환을 검토 중이었지만 그 제안은 철회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은 플로리다 탬파에 설립된 유령 회사 ‘잰포드 리얼터(Janford Realtor LLC)’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법인은 호와 리가 소유·운영했고, 호·천·리는 이 회사를 통해 엔비디아 GPU 구매를 원하는 중국 고객들을 물색했다. 이후 잰포드와 또 다른 이름 미공개 미국 법인을 통해 주문을 넣었다. 호와 공범들은 레이먼드가 소유한 회사와 또 다른 미국 업체 등 여러 벤더로부터 GPU를 사들인 것으로 돼 있다.

이 밀수 조직은 실제로 두 건의 수출에 성공한 것으로 지목된다. 공소장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엔비디아 A100 GPU 400개가 중국으로 반출됐다. 세 번째·네 번째 선적은 사법 당국 개입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들 선적에는 엔비디아 H100 GPU를 대량 탑재한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슈퍼컴퓨터 10대와, 엔비디아 H200 GPU 50개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조사 결과 잰포드 리얼터는 실제 부동산 거래를 한 적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였다고 밝혔다. 레이먼드는 앨라바마에 기반을 둔 자신의 전자제품 회사를 통해 GPU를 공급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혀 있다.

레이먼드가 링크드인에 기재한 회사 빗웍스 측에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엔비디아 역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4명은 모두 수출 회피 혐의로 최대 20년, 밀수 혐의로 10년, 자금세탁 관련 각 혐의당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체포는 엔비디아의 대중(對中) 사업 환경이 수출 규제로 악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콜렛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중국 내 주문이 사실상 말라붙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 시장 접근 자체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규제로 인해 중국에 보다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용 연산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유감이지만, 미국과 중국 정부와의 대화는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글 Amanda Gerut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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