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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대이동, 빅뱅은 없다” 노스웨스턴뮤추얼 CEO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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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베이비붐 세대가 124조 달러(약 1경 70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X세대, 밀레니얼, Z세대로 넘길 것이라는 ‘역대급 부(富)의 대이동(Great Wealth Transfer)’ 시나리오는 젊은 세대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고객 자산 3660억 달러를 관리하는 금융계 거물, 노스웨스턴뮤추얼(Northwestern Mutual) CEO 팀 게렌드(Tim Gerend)의 전망은 달랐다. 게렌드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부의 이전은 한 번의 ‘빅뱅’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순히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65세 정점을 지났으니, 지금부터 돈이 한꺼번에 움직인다’는 식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오래 살고,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은 자체 사망률 통계를 통해 이런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개인 생명보험사인 이 회사는 현재 2조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게렌드는 베이비붐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자산이 넘어가기 전에, 상당 부분이 먼저 같은 세대 내 생존 배우자에게로 이동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선 부부 간 자산 이전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며 “그 다음에야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상속을 받게 되는 시점이 오는데,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각 변동급 부의 이전’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에는, 미국 사회 전반의 재정적 압박과 연이은 충격이 깔려 있다고 봤다.

그는 “요즘 세상은 정말 혼란스럽고, 사람들은 큰 불안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관세, 시장 변동성 등 각종 요인이 겹치면서다. 불안이 더 커진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지금 자기 자신의 금융 미래에 대해, 어느 때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고용주도 중요하고, 정부도 중요하지만, 결국 본인과 가족의 재정적 안전을 책임지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날 은퇴는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는 상황이 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렌드는 “사람들은 은퇴를 위해 충분히 저축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보장성 상품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재무 상담사를 두고 있지 않거나, 있어도 체계적인 재무 계획을 세운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이런 어려움이 겹겹이 쌓인다. 그는 “막대한 학자금 대출”, “집값 부담이라는 거대한 장벽”, 2008년 금융위기의 기억, 월가·정부·기업·보험사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렌드는 “재정적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고통을 겪는다”며 “관계, 직장, 건강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부의 대이동’ 서사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위안을 준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은 세대 간 관계를 구축할 큰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산이 이동하는지 가족 전체가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게렌드는 상속이 이뤄지는 시점에 기존 금융회사와의 관계가 빈약하다면, 젊은 세대 상속인이 곧바로 자신들에게 더 잘 맞는 다른 금융 파트너를 찾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스웨스턴뮤추얼은 현재 ‘다세대(멀티 제너레이션) 자문팀’을 꾸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X세대·밀레니얼 자문역들이 베이비붐 세대 자문역들과 한 팀을 이뤄, 실제 고객 가족 구성과 비슷한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자문역들은 고객 자녀들에게 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손주 세대와도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게렌드가 관찰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이 같은 세대 간 부의 이동을 앞두고 가족 내에서 돈 이야기를 훨씬 더 솔직하게 나누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돈 이야기가 집안에서 ‘금기’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재정 상태를 놓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그는 이런 투명성이 남겨진 배우자나 상속인이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상속받는지조차 모르거나,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과거의 문제를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게렌드는 “부의 대이동을 하나의 사건으로만 보는 대신, 시간이 흐르며 가족 전체의 재무 목표를 함께 이뤄가는 ‘다세대 관계’로 바라보는 것이 진짜 기회”라고 말했다.

/ 글 Amanda Gerut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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