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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가 일론 머스크 저격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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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워싱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워싱턴=AP/뉴시스]

억만장자들은 이제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내놓는지로도 평가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사이에 벌어진 설전이 대표적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서, 그가 세계 최초 ‘1조 달러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자 그래미상을 받은 가수 빌리 아일리시는 SNS에 글을 올려 머스크를 정면으로 저격했다. “머스크가 연 400억 달러를 기부해 세계 기아를 줄이고, 연 100억 달러를 투입해 신생아 백신 접종을 지원하며, 532억 달러를 들여 가자 재건에 나서야 한다.”

자산 482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머스크는 이후 X(옛 트위터)에 “그녀는 그다지 똑똑한 편이 아니다(She’s not the sharpest tool in the shed)”라는 글을 올리며 응수했다.

빌리 아일리시가 초부유층의 ‘인색함’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3세인 그는 지난해 10월 「WSJ 매거진」 이노베이터 어워드에서 음악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객석에는 마크 저커버그 같은 억만장자도 자리하고 있었다. 아일리시는 이 자리에서 “억만장자라면, 왜 억만장자인 거죠?”라고 묻고는 “악감정은 없는데, 네, 그 돈 좀 나눠주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Hit Me Hard and Soft’ 월드투어 수익 가운데 1150만 달러를 기후변화와 식량 불안을 다루는 자선 프로젝트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Changemaker Project)’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CEO는 억만장자들의 기부 여부는 어디까지나 개인 문제이며,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SS&C 테크놀로지(SS&C Technologies) CEO 윌리엄 스톤은 포춘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건 개인적인 영역이고, 사람들은 각자 개인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정서가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때로는 그 정서 자체가 침해적(invasive)일 수 있습니다.”

스톤의 재산은 약 38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개인 자금 5200만 달러가량을 기부해, 보건과학센터와 정신건강 연구시설,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를 위한 새 야구장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스톤은 기부는 어디까지나 선택이며, 반드시 언론에 알려질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 부자 기부자들 사이에서는 익명 기부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스톤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익명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허용하지 않는 건 실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70세인 그는 개인 자금으로 수천만 달러를 내놓고 있지만, 그렇다고 “부자가 되면 반드시 기부해야 한다”는 의무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부를 반대한다기보다는, 찬성하는 쪽에 훨씬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본인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라고 생각하는 자산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건, 제 입장에선 ‘참견은 그만(butt out)’이라는 말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스톤은 1986년 30세 나이에 KPMG를 떠나, 코네티컷 자택 지하실에서 SS&C 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그로부터 거의 40년이 흐른 지금, SS&C는 35개국 이상에서 2만 7000명의 직원과 2만 3000여 고객사를 거느린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을 거둔 뒤 그는 얻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다만 스톤은 자신의 기부를 ‘퍼주기(handout)’가 아니라 ‘일어설 힘을 주는 것(handup)’으로 정의하길 원한다.

예를 들어 그는 러스트벨트(Rust Belt) 지역의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지역 대학들에 기부해 학과 프로그램을 키우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스톤은 말했다. “저는 퍼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일어설 힘을 주고(handup), 스스로 돕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고, 그 과정에서 자존감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하고 싶습니다.”

빌 게이츠·멜린다 프렌치 게이츠·워런 버핏이 만든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서명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억만장자들도 적지 않다. 머스크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 매켄지 스콧, 마이클 블룸버그, 조지 루커스, 마크 저커버그 등이 생전 또는 사후에 재산의 최소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그 약속을 이행한 이들은 존과 로라 아널드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머스크는 2002년 설립한 머스크재단(Musk Foundation)을 통해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팟캐스트 ‘WTF’에 출연해, 인류에 대한 애정이라는 점에서 필란트로피의 정신에는 동의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잘’ 쓰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머스크는 “재단을 운영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돈을 쓰는 것”이라며 “그게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 글 Jessica Coacci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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