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日에도 배신당한 尹…’찬밥 신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으나, 정작 일본 언론에서는 이를 미온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과거 우호적인 태도의 외교로 일본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던 윤 전 대통령이 외면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요미우리신문은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특별한 의미 없이 다뤘다”라며 “이 정도면 윤 전 대통령이 오히려 언론에 이용당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기자 출신인 조 대표는 수십 년간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 전직 대통령 인터뷰를 이렇게 작은 (분량의) 기사로 처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보도가 일본 내 여론의 냉랭한 공기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3일 자 지면에 윤 전 대통령의 서면 인터뷰를 실었지만, 기사 분량은 200자 원고지 2~3장 수준으로 지면 중간에 배치됐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중 변호인을 통해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비상계엄은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 붕괴 위기에서 내린 국가 비상사태 선언”이라며 자신에게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해제 요구를 몇 시간 만에 받아들였다”라며 국회 무력화 시도라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그의 설명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서도 해석이나 평가에서는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윤 전 대통령 주장에 공감하거나 강조하려는 의도가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한국 여론과 상반된 발언이어서 편집자 주(註)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기사에서도 신문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발언을 전하면서 “한국 여론은 냉담하다”라는 문장을 덧붙였다.
이 같은 일본 언론의 태도는 과거 윤 전 대통령이 일본에서 받았던 우호적 평가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일본 내에서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얻었다. 일본 외무성 간부가 “한국이 이런 해결안을 갖고 오다니 솔직히 놀랐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2023년 한일 정상회담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 ‘제3자 변제안’을 내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WTO 제소를 취하하는 등의 친일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더 이상 일본이 예전만큼 윤 전 대통령을 전략적 파트너나 우호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국내외로 계속 발신하는 상황에서도 일본 주요 언론이 이를 축소 보도하고 선을 긋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정치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