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흔치 않은 ‘매파적’ 금리 인하 단행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게티이미지]](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0966_44732_3053.png)
미국 연준이 10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세 번째 연속 인하로 기준금리는 3.50∼3.75%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고용시장 약화를 완화하려는 조치면서도 추가 인하 의지가 크지 않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성명서는 다소 매파적이었다. “물가가 상승했다(moved up)”라든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remains somewhat elevated)”는 언급이 나와 향후 정책 조정의 ‘범위와 시기’가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가 인하 기준을 높이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에 위원회의 불편함을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 말, 중앙은행 내부의 균열도 드러냈다. 세 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냈는데, 방향은 서로 달랐다. 스티븐 미란은 50bp(0.5%포인트) 대폭 인하를 주장했지만, 오스턴 굴스비와 제프리 슈미드는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매파와 비둘기파가 동시에 반대한 드문 사례로, 고용시장 냉각 속도와 물가 억제를 위해 필요한 긴축 수준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이런 상황이 연출됐다.
이번 12월 회의는 파월이 여전히 의장 권한을 행사하는 마지막 회의가 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주목된다. 파월의 임기는 내년 5월 끝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26년 초 후임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해 사실상 ‘그림자 의장(shadow chair)’ 체제가 시작됐다. 블룸버그의 코너 센은 X(옛 트위터)에 “사실상 마지막 파월 회의처럼 느껴진다”고 적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약화하는 고용시장이 주요 근거였다. 여름 이후 고용 증가 속도는 뚜렷하게 둔화했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다. 여러 산업에서 기업들이 점차 보수적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공식 통계에서 대규모 해고 증가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민간 지표는 더 긴박했다. ADP의 11월 보고서는 민간부문 고용이 순 3만 2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감원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했으며(12만 명 감소), 중대형 기업은 고용을 유지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우려 신호로 본다. 중소기업은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에 가장 민감하며, 경기 상황이 악화될 때 가장 먼저 조정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지연 발표된 JOLTS 보고서(10월 기준)는 다른 경고 신호를 더했다. 구인 건수는 소폭 늘었지만 전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퇴사율은 1.8%로 2021년 초 이후 최저치였고, 채용률은 3.2%에 정체됐다. 경제학자들과 파월 의장이 “채용도 해고도 활발하지 않은(low hire, low fire)” 노동시장이라고 표현해온 상황과 일치한다. 기업들은 인력을 대거 줄이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늘리지도 않는 것이다.
연준을 오랫동안 분석해 온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은 “채용 둔화만으로도 나쁜 신호”라며 “채용이 줄면 실업률 상승 압력이 커지고, 연준은 그 흐름을 선제적으로 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고용시장 둔화 우려와, 아직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금리를 낮추는 데 따른 정치적 민감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했다.
연준은 이번 인하가 ‘연속적인 인하 사이클’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신중함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고소득층의 소비는 견조하며, 금융시장은 향후 완화적 정책 기대감 속에서 크게 올랐다. 파월은 올해 내내 시장이 자신의 의중을 과도 해석한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파월은 물가 안정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수도 없고, 확실한 ‘인하 중단’ 신호를 주기도 어렵다. 회의 직후 발표될 11월 고용지표가 우려보다 더 나쁠 경우, 자신이 상황을 오판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목표는 경기 사이클을 완만하게 만드는 것이다—즉, 심각한 경기침체가 오기 전에 적시에 금리를 낮추되, 물가 안정 목표도 포기하지 않는 것. 현재 물가는 2.8%로 연준 목표(2%)보다 여전히 높다.
삼은 노동시장 변곡점을 읽는 연준의 정책 프레임 설계에 참여한 바 있는데, 인하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용 악화가 명확히 보일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 해고지표인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황이 시작된 뒤에야 급증하는 ‘후행 지표’라 예측력은 낮기 때문이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동안, 시장·백악관·의회는 연준이 아직 줄 수 없는 ‘확실성’을 요구하고 있다. 삼은 “만약 연준이 2026년 초까지 금리 인하를 계속해야 한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며 “그때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