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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바꿔도 독립성 못 흔든다… 트럼프 개입 가능성 봉쇄한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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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임기를 조기에 재연임시키는 이례적 결정을 내리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의 대폭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선제적으로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최근 12개 지역 연방은행 총재 가운데 11명의 임기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 자리는 라파엘 보스틱이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혀 제외됐다. 이들 총재의 5년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통상 재연임은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연준 총재 임명 조건에 새로운 요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연준 총재에게 최소 3년 거주 요건을 적용하자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며칠 뒤에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 구상에 동조했다.

연준 총재는 각 지역 연은 이사회가 추천하지만, 최종 승인 권한은 연준 이사회가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 이사회에서 세력을 넓힐 경우, 지역 연은 총재 인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이사회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12명 가운데 5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4명은 매년 순환 참여한다. 최근 FOMC 회의, 수요일 회의를 포함해 연은 총재들은 금리 인하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면, 트럼프가 임명한 이사들은 보다 공격적인 인하를 요구해 왔다.

애틀랜타 연은에서 리서치 디렉터를 지낸 로버트 아이젠바이스는 포춘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11명의 연은 총재를 재연임한 결정은 2026년을 앞두고 대통령이나 차기 연준 의장 임명으로 인해 제도와 거버넌스가 흔들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연준 이사회에는 트럼프가 임명한 이사가 3명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5월 만료되지만, 이사회 이사로는 잔류할 수 있다. 동시에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를 심리 중이다. 만약 해임이 허용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네 번째 이사를 지명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금요일 보고서에서 “연준의 재연임 발표 이후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소폭 상승했다”며 “채권시장은 향후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은 총재들의 임기가 2월에 끝나는데도 조기 발표를 한 것은, 재연임 절차 자체가 연준 독립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위험을 이사회가 피하려 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미시간대의 공공정책·경제학 교수 저스틴 울퍼스는 보다 직설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X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제대로 읽었다면, 연준은 스스로를 ‘트럼프 방탄’ 상태로 만든 셈이다.”

이번 재연임이 전원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가 임명한 연준 이사들 역시 이 결정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휴직 중이면서 연준 공석을 채우고 있는 스티븐 미란도 포함된다.

미란은 행정부 합류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와 연은 총재를 자유롭게 해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연준 운영 예산을 의회가 통제하며, 은행과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 권한을 재무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연준 개편안을 주장해 왔다.

이런 변화는 연준의 권한을 대폭 약화시키고 백악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앞서 JP모건 분석가들은 미란의 임명이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법을 겨냥해 미국의 통화·금융 규제 권한을 영구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 속에서, 연준의 존립 자체에 대한 위협을 키운다”고 경고한 바 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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