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 시장 ‘새 시대’ 온다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1034_44796_4545.jpg)
내년 주택시장은 수년간 사실상 ‘멈춤’ 상태였던 흐름에서 벗어나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대형 주거용 부동산 중개업체 컴퍼스(Compas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사이몬슨(Mike Simonsen)은 “새로운 시대(new era)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간 주택 거래는 사실상 정체됐다.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 증가는 미미했다. 집값은 뛰었다. 대출 부담까지 겹치면서 ‘살 수 있는 가격’이 무너졌다. 집을 사려던 사람들은 점점 지쳤고, 수요는 식었다. 지금도 거래는 느리다.
하지만 사이몬슨은 “가격 환경이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고 봤다. 이 흐름이 2026년에도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서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다음 국면에서는 이야기가 뒤집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래는 늘기 시작하지만, 가격은 상단이 막히거나 내려갈 수 있다. 소득이 집값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부담 능력(affordability)이 좋아진다. 극적인 개선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다.”
이 전망은 최근 레드핀(Redfin) 보고서와도 결이 닿아 있다. 레드핀은 소득이 더 강해지고 집값이 약해지는 흐름을 근거로 2026년 ‘대(大)주택 리셋(Great Housing Reset)’을 예상했다.
시장에선 구매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지쳐가고 있다. “원하는 가격에 사줄 사람”을 찾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늘었다. 그 결과 올해 ‘매물 철회(delisting)’가 급증했다. 6월에는 이런 철회 물량이 1년 전보다 47% 늘었다.
사이몬슨은 철회 매물 상당수가 실거주 주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공급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요일 수 있다는 뜻이다. 집주인이 새 집으로 옮기려면, 지금 집을 팔아야 한다. 거래가 2번 필요하다.
그는 “여건이 조금만 좋아져도, 이건 ‘그림자 수요(shadow demand)’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 “이사하고 싶지만 4년쯤 이동을 미뤄온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런 집주인이 약 15만 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사이몬슨의 ‘새 시대’ 시나리오는 모기지 금리가 급락해야 성립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가격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금리가 6%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 거래는 늘고, 동시에 매물이 시장에 더 나오면서 집값을 억제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논리다.
구매자 입장에서 가격 흐름은 이미 신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질로우(Zillow)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주택의 절반 이상은 가치가 하락했다. 다만 집주인들은 여전히 ‘이익’ 구간에 있다. 최근 매매 시점과 비교하면 주택 가치는 중간값 기준 67% 오른 상태라서다.
질로우의 별도 보고서는 구매자가 ‘역대급 할인’을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개별 할인액의 전형적 규모는 여전히 1만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수요가 약해 집이 시장에 더 오래 남으면서, 판매자들이 가격 인하를 여러 번 반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 결과 10월 누적 가격 인하 폭은 2만 5000달러에 이르렀다.
질로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라 응(Kara Ng)은 지난달 성명에서 “대부분의 집주인은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올라, 한두 번 가격을 낮춰도 이익을 남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할인은 매물 가격을 구매자 예산에 맞추는 데 도움이 되고, 시장 재균형 과정에서 최근 3년 사이 가장 활발한 가을 주택시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며 “인내심 있는 구매자가 보상을 받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