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이 식으면 오히려 좋다? 월가의 역설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1035_44797_3437.jpg)
월가가 이번 주 발표될 11월 고용지표를 손꼽아 기다리는 가운데,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시장은 오히려 안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고용이 ‘적당히’ 식으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애널리스트들은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냉각될수록 연준의 인하 여지가 커진다고 봤다. 미래 이익 증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시나리오다. 주식시장에선 강세 심리가 더 붙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윌슨(Michael Wilson)은 월요일 투자자 메모에서 “우리는 이제 ‘좋은 소식이 악재, 나쁜 소식이 호재’인 국면으로 확실히 돌아왔다”고 썼다.
지난주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이 단행한 금리 인하는 논란이 컸다. 최근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인하한 세 번째 조치였다. 근거는 고용 둔화를 시사하는 흐름이었다. 실업률은 9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ADP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일자리는 3만 2000개 줄었다.
파월은 이번 0.25%포인트 인하를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이 급락하는 걸 막기 위한 보험이라는 의미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약 2.8%로 연준 목표(2%)보다 높다고 인정했다. 다만 추가 관세가 없다면 내년 초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월간 고용 통계가 자료 수집 오류로 약 6만 개 과대 계상됐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 고용 증가가 정체이거나 마이너스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파월은 인하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고용 창출이 마이너스인 세상이라면 우리는 그걸 매우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윌슨은 파월이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상대적으로 덜 강조한 반면, 고용지표를 강하게 들여다본 점에 주목했다. 2026년으로 갈수록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가 노동시장으로 더 쏠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부 셧다운 여파로 미 노동부(Labor Department)의 고용보고서는 화요일에 나온다. 10월과 11월 데이터가 함께 담길 예정이다. 시장 예상치는 11월 신규 고용이 5만 개 늘고, 실업률은 4.4%에서 4.5% 안팎으로 소폭 오르는 그림이다. 둔화는 이어지되, 갑작스러운 붕괴는 아니라는 시나리오다.
윌슨은 이전부터 약한 고용지표가 오히려 ‘롤링 회복(rolling recovery)’의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경기 반등이 산업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초기 국면이라는 뜻이다. 그는 지난 3년을 ‘롤링 침체(rolling recession)’로 봤다. 고용과 GDP 숫자가 말하는 것보다 체감 경기가 더 약했던 이유라는 설명이다.
윌슨은 고용지표가 후행지표라고 본다. 그 관점에서 노동 사이클의 바닥은 봄에 이미 지나갔다. 대규모 DOGE 해고와 ‘리버레이션 데이(Liberation Day)’ 관세가 겹쳤던 시점이다. 그는 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려면 고용보다 시장을 보라고 했다. 예컨대 S&P 500 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약 13% 올랐다.
다만 파월이 고용 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정책을 판단하는 만큼, 연준은 추가 인하 여지를 여전히 느낄 수 있다고 윌슨은 봤다. 모건스탠리는 노동시장이 ‘위기’에 놓였다고 보진 않으면서도 말이다.
윌슨은 지난주 연준 회의 전 CNBC에 “실시간 데이터만 보면 추가 인하를 정당화할 만큼 약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 수정치(revisions)를 보면, 의미 있는 노동 사이클이 있었고 우리는 그걸 빠져나왔다. 그건 매우 좋은 일”이라고 했다.
추가로 약한 고용지표가 나오는 걸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스(New Century Advisor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샘(Claudia Sahm)은 고용이 후행지표라는 점엔 동의했다. 하지만 그게 ‘안전지대 진입’의 신호가 아니라, 경기침체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경고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구인공고가 줄어든 뒤 해고가 아직 급증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불안하다고 했다. 늦게 나쁜 소식이 몰려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결정에 앞서 포춘(Fortune)에 “추가 금리 인하는 환영할 뉴스가 아니라, 연준이 상처 난 노동시장을 바로잡는 데 늦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샘은 “파월 연준이 훨씬 더 많은 인하를 하게 된다면, 그건 아마 경제가 좋지 않다는 뜻일 것”이라며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조심하라”고 덧붙였다.
/ 글 Sasha Rogel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