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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D 딜 향한 MTV 창업자의 일침 “누가 이기든 소비자 이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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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톰 프레스턴은 전형적인 미디어 경영자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MTV를 공동 창업해 20년 넘게 ‘쿨한 미디어’로 만든 그는 이후 바이아컴과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이끌며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진화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파라마운트에서 26년을 보낸 그는 현재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1000억 달러 규모 인수전 한복판에 놓인 옛 회사를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80세가 된 그는 포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놀라울 만큼 젊은 어조로 1960~70년대를 회상했다. 당시에는 “공기 속에 자유가 떠다녔다”고 했다. 그는 뉴욕주 북부 애디론댁 인근 레이크 조지에서 벨보이로 일하던 어느 여름을 떠올리며 “그땐 ‘체제’를 위해 일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정해진 경로를 따르던 그는, 보헤미안 기질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접했다. 이들에게 인생은 커리어가 아니라 즉흥 연주였고, 목표는 경험을 극대화하고 흥미로운 일을 하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프레스턴은 잭 케루악과 앨런 긴즈버그로 대표되는 비트 문학과 아인 랜드의 자유지상주의 문학을 즐겨 읽었다고 했다. 두 흐름 모두 개인과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그는 최근 출간한 회고록 ‘Unplugged’에서 이러한 즉흥적 여정이 아프가니스탄과 인도까지 이어졌고, 결국 “거칠고 충만하며 오랫동안 수익성도 있었던” 비즈니스 커리어로 연결됐다고 썼다. 다만 그 과정은 매우 힘들었고, 겸손함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겸손은 보기 드문 미덕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레스턴은 사실상 은퇴 상태다. 오프라 윈프리와 바이스 같은 미디어 브랜드에 자문하고 있으며, U2의 보노가 이끄는 아프리카 빈곤 퇴치 단체 ONE 캠페인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그는 오랜 친구인 보노와의 인연을 특히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변화한 미디어 지형을 바라보며 그는 넷플릭스와 옛 회사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놓고 벌이는 인수전을 분석했다. 그의 결론은 냉소적이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소비자에게 돌아갈 건 거의 없다”고 그는 말했다.

프레스턴은 오늘날 미디어 산업이 데이터와 기술 중심의 거대 기업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직관보다 데이터가 중시되는 환경이다. 그는 A24와 네온을 예로 들며, 이들이 과거 MTV처럼 창의성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거의 수공예적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MTV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바이아컴의 케이블 채널들은 빠르게 바뀌는 청년 문화를 상대해야 했다. 프레스턴은 니켈로디언, MTV, 코미디 센트럴 등에서 세대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회상했다.

33세에 MTV를 이끌기 시작한 그는, 초기 시청자는 베이비붐 세대였지만 곧 X세대로 바뀌었고, 이후에도 계속 세대가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 인력이 아닌 창의적인 인물을 책임자로 앉힌 것이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직원 대부분이 첫 직장으로 MTV에 들어와 몇 년 일한 뒤 떠났고, 그 자리는 더 젊은 인력이 채웠다. 이러한 구조가 네트워크를 주기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의 전성기를 장식한 ‘TRL’ 이후 MTV는 디지털 파도 앞에서 취약해졌다. 프레스턴은 음악비디오 라이선스 계약이 온라인 활용을 가로막았고, 유튜브가 젊은 층의 음악 소비 방식을 바꾸면서 결정타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진짜 승자는 소셜미디어였고, 기존 미디어 기업이 직접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바이아컴이 매출 9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페이스북 인수를 시도했던 일도 회상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는 한겨울 타임스스퀘어에 후드티와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났고, MTV의 젊은 직원들보다도 어렸다고 했다. 프레스턴은 저커버그가 회사를 팔 생각은 없었고, 단지 ‘요즘의 청년 미디어 회사가 무엇인지’ 궁금해했을 뿐이라고 본다.

프레스턴은 넷플릭스 역시 한때 MTV가 맡았던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오랜 기간 적자를 눈감아줬고, 이들은 공격적으로 지식재산권을 흡수했다. 그는 디즈니가 디지털 전환에 가장 잘 대응한 회사라고 보면서도, 지금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노리는 모습에서 또 한 번의 산업 순환을 본다고 말했다. 지금은 통합이 전략인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MTV를 창의성이 끊어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사례로 본다. 음악에 집착하던 인재들이 전통적인 할리우드 제작 인력으로 대체되면서 지난 15년간 브랜드가 쇠퇴했다고 말했다. 특히 로고에서 ‘Music Television’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결정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프레스턴은 MTV 브랜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알고리즘 중심의 음악 소비에 맞서 인간 큐레이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일을 자신이 할 생각은 없다. 그는 “이건 젊은 사람들의 사업”이라며, 아시아를 여행하며 배웠던 겸손과 위험 감수를 지닌 25세에게 바통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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