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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아킬레스건 된 ‘붉은 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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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구리는 오랫동안 경기의 ‘풍향계’였다. 건설, 제조, 전력, 전자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제는 성장 자체를 가로막는 ‘전략 병목’이 되고 있다.

S&P글로벌은 1월 8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2040년 구리 수요가 현재보다 50% 늘어 연간 42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공급은 향후 몇 년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 결과 2040년에는 연간 1000만t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를 “글로벌 산업과 기술 진보, 경제성장에 시스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가격도 이미 꿈틀댄다. 구리 가격은 2025년 4월 t당 8000달러 수준에서 최근 1만 3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뛰었다.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와 광산 차질이 공급 불안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산업용 수요가 있는 금(gold), 은(silver), 팔라듐(palladium), 백금(platinum) 같은 귀금속 가격도 최근 몇 달 사이 크게 올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S&P글로벌은 구리 수요를 밀어 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전통적인 핵심 산업 수요가 첫 번째다. 전기화 전환이 두 번째다. AI 붐을 떠받치는 데이터센터가 세 번째다. 첨단 무기체계가 네 번째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s)’이 다섯 번째 잠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2040년까지 10억~100억 대가 가동될 수 있다는 전망을 인용했다.

S&P글로벌 에너지(S&P Global Energy)의 오리앙 드 라 누(Aurian De La Noue) 전무는 “미래는 단지 구리를 많이 쓰는 게 아니다. 구리가 있어야 작동한다”면서 “새로 짓는 건물, 디지털 코드 한 줄, 재생에너지 1MW, 새 차 한 대, 첨단 무기체계 모두가 이 금속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법으로 다자 협력과 지역 다변화를 강조했다. AI 시대의 전기화, 디지털화, 안보를 잇는 ‘핵심 고리’가 구리인 만큼, 공급망 자체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급 압박을 풀려면 결국 채굴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새 광산은 시간이 걸린다. 보고서는 신규 광산이 발견된 뒤 실제로 새 구리를 생산하기까지 평균 17년이 걸린다고 짚었다. 지질 조건, 설계와 공정, 물류, 규제, 환경 이슈가 동시에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채굴과 제련이 특정 국가에 쏠려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예컨대 채굴 생산은 6개 나라가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제련은 중국(China)이 전 세계 설비의 약 40%를 쥐고 있다.

중국은 이미 희토류(rare earths) 지배력을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해 왔다. 미국과 일본 등과의 갈등 국면에서 ‘광물 카드’가 등장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상기시켰다.

보고서는 구리가 소수 국가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공급 차질과 정책 충격, 무역장벽이 생기면 가격과 수급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카를로스 파스쿠알(Carlos Pascual) S&P글로벌 에너지 선임부사장은 “지난 5년 사이 여러 나라가 구리를 ‘핵심 금속(critical metal)’으로 규정했다. 2025년에는 미국도 그렇게 했다. 이유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리는 물리적 기계와 디지털 지능, 모빌리티, 인프라, 통신, 안보 시스템을 잇는 연결 동맥”이라고 했다. “미래의 구리 가용성은 전략적 중요 사안이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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