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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대신 쇼핑한다” 구글·월마트가 연 ‘에이전틱 커머스’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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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해가 바뀌고도 인공지능(AI) 관련 발표가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눈에 띈 소식은 구글(Google)이 구글 검색의 AI 모드(AI Mode)와 제미나이(Gemini) 챗봇 앱에서 검색 결과에서 곧바로 결제까지 이어지는 이커머스 체크아웃 기능을 내놨다는 점이다. 초기 도입사 가운데는 월마트(Walmart)도 포함됐다. 유통 공룡이 바로 붙었다는 건 시장에 던지는 신호가 작지 않다는 뜻이다.

이 기능의 뒤에는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niversal Commerce Protocol)’이라는 신규 표준이 있다. 리테일러(소매업체)가 에이전트형 AI가 대신 판매·구매를 수행하는 흐름을 지원하기 더 쉽게 만드는 게 목표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도 에이전틱 커머스를 뒷받침하는 AI 기능들을 함께 공개했다. 예컨대 ‘고객 경험용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 for Customer Experience)’라는 신제품은 쇼핑과 고객 지원을 결합한다.

지금까지 분리돼 있던 두 기능이 하나로 붙으면, 기업 내부 조직 구조 자체에도 적잖은 파장이 생길 수 있다. 홈디포(Home Depot)가 이 클라우드 제품의 초기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런데도 벌써 많은 기업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에게 추천할 때 우리 제품과 사이트가 위로 뜨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 틈을 타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나 ‘생성형 AI 최적화(GAIO·generative-AI optimization)’를 내세운 서비스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는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와 닮았지만, 결정적 차이도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GEO가 SEO보다 ‘꼼수’로 뚫기 더 어려워 보인다. 챗봇과 AI 에이전트는 신뢰할 만한 언론의 긍정적 보도(earned media)와 공신력 있는 리뷰 사이트의 높은 평점을 꽤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도, 미디어에도 나쁜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보 스탠다드(AIVO Standard)’를 설립한 팀 드 로젠(Tim de Rosen)의 의견은 달랐다. AI가 매개하는 커머스에는 거버넌스 리스크가 크고, 많은 기업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의 회사는 생성형 AI 최적화 방법과 더불어 AI 에이전트가 어떤 정보를 사용하고 있는지 추적하고(가능하다면) 통제하는 방식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드 로젠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이렇다. 여러 AI 모델은 브랜드의 제품군을 설명할 때는 대체로 일관적이고 정확하다. 제품의 성격, 기능, 경쟁 제품 대비 차이까지 비교하고, 정보 출처를 인용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재무 건전성, 지배구조, 기술 인증처럼 ‘비제품 정보’로 넘어가면 갑자기 들쑥날쑥해지고 오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정보는 기업 구매(조달)처럼 큰 의사결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

한 사례로, 아이보 스탠다드는 빠르게 성장한 법인 지출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램프(Ramp)를 놓고 주요 프런티어 AI 모델들이 특정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모델들은 램프의 사이버보안 인증과 거버넌스 기준과 관련한 질문에 안정적으로 답하지 못했다.

드 로젠은 이런 불확실성이 미묘하게 기업 조달을 “규모가 크고 상장된 기존 기업” 쪽으로 밀어줄 수 있다고 봤다. 비상장 신생 기업도 동일한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AI가 그 기업의 거버넌스·재무 적합성을 정확히 설명하거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확실해 보이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다른 사례로 아이보 스탠다드는 경쟁하는 체중감량 약물들의 리스크 요인을 AI가 어떻게 다루는지 살폈다. 모델들은 단순히 위험 요인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느 쪽이 환자에게 더 안전한 선택인지” 같은 판단과 추천으로 슬쩍 넘어가는 경향을 보였다. 드 로젠은 “결과물은 대체로 사실 기반이고 신중했으며 면책 문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적격성 판단, 위험 인식, 선호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특정 모델만의 이슈가 아니었다. 아이보 스탠다드는 주요 AI 모델 전반, 다양한 프롬프트에서 유사한 현상을 확인했고, 모델에게 답변 검증을 요구한 뒤에도 문제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부 경우에는 모델이 부정확한 정보를 더 강하게 고집하며 맞다고 우기는 모습도 나타났다.

시사점은 여럿이다. 우선 GEO 서비스를 파는 기업들 관점에서, GEO가 브랜드 정보의 모든 영역에서 잘 작동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챗봇 응답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주겠다”는 마케팅 테크 업체의 말도, 더 나아가 “그 응답을 일정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공식이 있다”는 주장도 그대로 믿기 힘들다.

같은 브랜드라도 평가 대상이 제품 정보인지, 재무·거버넌스 같은 비제품 정보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심지어 분 단위로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비제품 정보를 놓고 챗봇 응답을 어떻게 ‘조종’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에이전틱 워크플로에는(사람이 중간에 끼어 있는 구조라 해도) AI가 제공한 정보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순간이 반드시 생긴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의 기업은 정보, 판단, 결정 사이의 경계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다.

어떤 프롬프트가 쓰였는지, 모델이 무엇을 반환했는지, 그 결과가 최종 추천이나 결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이 전 과정을 추적·기록하는 체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금융이나 헬스케어 같은 규제 산업에서는 사고가 나면 규제기관이 바로 그 기록을 요구한다. 규제 기업들이 이런 데이터를 포착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결국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드 로젠의 경고다.

/ 글 Jeremy Kah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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