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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축출 한달 전, 예측시장에 올라온 미스터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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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인정신문을 앞두고 그의 체포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의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인정신문을 앞두고 그의 체포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뉴욕=AP/뉴시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의 익명 트레이더가 마두로(Nicolás Maduro) 몰락에 베팅해 4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1월 3일(현지 시간), 미군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카라카스(Caracas)의 거처에서 붙잡은 직후, 정치 리서처 타이슨 브로디(Tyson Brody)는 폴리마켓에서 수상한 거래 움직임을 포착했다. 브로디는 날씨부터 NFL 경기, 정부 전복 같은 사건까지 ‘미래 결과’에 돈을 걸 수 있는 이 플랫폼에서 이상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관찰자들 가운데 한 명이다.

마두로가 체포된 뒤 브로디가 찾아낸 건 계정을 만든 지 고작 1주일 된 한 이용자의 ‘거대한 베팅’이었다. 아이디 ‘버든섬-믹스(Burdensome-Mix)’로 알려진 이 이용자는 “마두로가 1월 말 이전에 권좌에서 물러난다”는 이벤트의 ‘예(yes)’ 계약을 대량 매수해, 해당 계약의 최대 보유자가 돼 있었다.

이 계약은 1월 말 이전에 마두로가 축출되면 지급(pay out)되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 이용자는 ‘공습 소식’이 대중에 알려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 포지션을 구축한 것으로 보였고,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기가 막힌 거래’로 4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브로디가 올린 게시물은 순식간에 바이럴이 됐고, 내부자 거래(insider trading) 의혹이 급속히 확산했다. 동시에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을 향한 정치권의 반발도 커졌다.

이번 논란은 예측 시장을 둘러싼 규칙을 법원과 규제당국이 아직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폴리마켓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가 90억 달러에 이르렀을 만큼 급성장했다. 비판론자들은 ‘마두로 베팅’ 같은 거래가 미국 시장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옹호론자들은 폴리마켓 같은 서비스가 전통 미디어보다 더 빠르게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진실 기계(truth machine)’ 역할을 한다고 맞선다. 일부 강경한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들은 내부자 거래가 “결함이 아니라 기능(feature)”이라며 “금전적 유인이 있어야 정보가 더 빨리 수면 위로 올라온다”고까지 주장한다.

민주당 쪽에서는 반발이 특히 거세다. 민주당 소속 리치 토레스(Ritchie Torres, 뉴욕) 하원의원은 정부 직원들의 예측 시장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내부자 거래와 정부 의사결정이 만나는 지점은 시장을 부패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부 자체도 부패시킨다”고 말했다.

예측 시장은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소규모로 존재해왔지만, 최근 몇 년 폴리마켓과 경쟁사 칼시(Kalshi)가 급부상하면서 주류로 들어왔고, 그만큼 ‘감시와 단속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커졌다.

칼시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계약(political contracts)을 상장할 수 있게 해준 중요한 법원 판결을 확보했다. 폴리마켓은 2022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가 미국 내 영업을 막은 뒤, 미국 시장 복귀가 거론되는 국면이다.

두 회사가 스포츠부터 정치 이벤트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사용자들이 특정 사건의 ‘비공개 중대 정보(material nonpublic information)’를 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칼시는 운영 규정(rulebook)에 “계약과 관련된 중대한 비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거나, 계약 대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의 내부자 거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폴리마켓 창업자 셰인 코플런(Shayne Coplan)은 내부 감사(internal audits) 등으로 이용자들의 내부자 거래를 자체적으로 단속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토레스의 법안은 대상을 ‘정부 직원’으로 좁히되, 범위는 비교적 넓게 잡는다. 해당 계약과 관련된 중대한 비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물론, 더 넓게는 “그 정보를 합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reasonably obtain) 사람”도 예측 시장 거래를 금지하는 방식이다.

토레스 의원의 수석 보좌관 베니 스타니슬라우스키(Benny Stanislawski)는 “일단 넓게 출발한 뒤, 규정 제정(rulemaking) 과정에서 당국이 범위를 좁힐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직의 ‘정보 누수’ 가능성을 고려하면, 예컨대 미 의회 의사당 복도에서 대화를 우연히 엿듣는 하원 보좌진 같은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시도는 의원들의 개별 주식 거래를 금지하려는 다른 입법 움직임과도 결이 닮아 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늘 예산이 부족한 CFTC가 실제로 내부자 거래 의혹을 조사할 역량이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폴리마켓과 칼시가 다루는 시장의 범위가 워낙 넓고, 비공개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잠재적 이해관계자도 많기 때문이다.

익명의 전직 CFTC 변호사는 “내부자 거래가 의미 있는 규모로 일어난다면, 현재 기관 자원으로는 효과적으로 단속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CFTC가 단서의 상당 부분을 내부고발자(whistleblowers) 제보에 의존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칼시 공동창업자 타레크 만수르(Tarek Mansour)는 링크드인(LinkedIn) 게시물에서 토레스 법안을 지지하며, 폴리마켓을 “규제되지 않은, 미국 회사가 아닌(unregulated, non-American)” 존재로 에둘러 비판했다.

토레스는 자신의 법안을 예측 시장을 더 강하게 규율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아직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현 상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디나 타이터스(Dina Titus, 네바다) 하원의원도 코플런에게 서한을 보내, 내부자 거래를 막기 위한 플랫폼의 안전장치(safeguards)에 관한 추가 정보를 요청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토레스·타이터스의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만수르는 장기적으로 “모든 것을 금융화(financialize everything)”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세계 지도자의 축출 여부부터 농구 경기 결과까지, 의견 차이를 ‘거래 가능한 자산(tradable asset)’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마두로 거래를 처음 포착한 브로디에게 이번 사건은 시스템의 불공정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그는 포춘에 “부패의 전형적인 요소를 다 갖춘 일이, 대담하게도 공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예측 시장은 시스템이 조작돼 있고, 정직함은 보상받기보다 처벌받는다는 많은 사람들의 불편한 직감을 확인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Leo Schwart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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