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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포드와 19개 식당, 사무실은 왜 ‘호텔’ 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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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하이브리드 근무가 미국인 다수에게 선호되는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흐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최근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52%가 자신을 하이브리드 근무자라고 답했다. 건물주가 외면할 수 없는 변화라는 얘기다. 글로벌 오피스 공간에서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며 편의시설(어메니티) 효과를 추적하는 HQO의 최고경영자(CEO) 체이스 가르바리노(Chase Garbarino)는 포춘(Fortune)에 “부동산의 1순위 규칙은 여전히 ‘입지, 입지, 입지’지만, 오피스에는 새 규칙이 생겼다”고 말했다.

가르바리노는 “하이브리드 근무라는 병이 이미 열려버린 만큼, 건물주가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 방식에 구조적 변화가 대거 생길 것”이라며 “업계는 10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을 핵심 상품처럼 전제해 왔는데, 앞으로는 호텔처럼 더 많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10년짜리 임대차 계약은 건물주에게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보장한다.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해지고, 공실·교체 비용도 줄어든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이후 이 공식이 흔들렸다. 기업들이 예전만큼 10년 계약을 선뜻 맺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세입자를 다시 붙잡으려면, 오래 머물 이유가 되는 서비스와 ‘럭셔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년 중개업체 JLL과 커머셜 옵서버(Commercial Observer) 분석에 따르면 업종별로 임대기간이 갈라지고 있다. 금융서비스 기업 평균 계약기간은 7.6년이었지만, 테크 기업은 5.3년으로 짧아졌고, AI 스타트업은 3.5년에 그쳤다. ‘클래스 A(Class A)’로 분류되는 최상급 오피스에서도 계약기간이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됐다. 가르바리노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택 복귀(출근) 지침이 확산하는 가운데, 맨해튼(Manhattan) 고급 오피스 시장은 금융, 로펌, 테크 기업 중심으로 오히려 살아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맨해튼에서 제곱피트당 100달러 이상 조건으로 체결된 오피스 임대 계약 건수는 역대 최고를 찍었다. 중개사 JLL과 CBRE 데이터 기준으로, 2025년 해당 계약은 313건으로 전년(2024년) 212건보다 약 50% 늘었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같은 기업은 ‘럭셔리’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JP모건은 10월, 270 파크 애비뉴(270 Park Ave.)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30억 달러를 들인 60층 규모 오피스 건물로, 회사가 소유한 자산이기도 하다. 시설은 고급 리조트 스파에 가깝다. 냉·온탕 플런지, 명상실, 19개 레스토랑, 각종 커피숍까지 갖췄다.

이 변화가 뉴욕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미국 곳곳에서 기업들은 직원 편의시설을 ‘올인’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다.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오라클(Oracle)은 내슈빌(Nashville)에 70에이커 규모의 테크 캠퍼스를 짓고 있다. 도시 하나처럼 기능하는 단지를 표방하며, 고급 노부(Nobu) 레스토랑과 호텔도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가르바리노는 “편의시설만으로는 사람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게 만들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JP모건 본사 인근 건물에서 가장 예약이 많은 편의시설이 낮잠 포드(nap pods)”라고 언급하면서도, “상업용 부동산에서 결국 공간은 상품(commodity)에 가깝다. 입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차별점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시설의 효과가 오피스 운영 정책과 맞물려 나타난다고 본다. 즉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1차 미끼라기보다 “상시 출근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건강한 근무 여건을 만드는 보완 장치”로 작동한다는 해석이다. 가르바리노는 “하루 종일, 밤낮없이 여기서 일해야 한다면 그 균형을 건강한 근무 환경으로 맞추려 한다. 그런 요소들이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글 Jake Angelo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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