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복원하던 캐나다가 반한 ‘K-이끼’…우주 농업 포문도 열었다
[스타트UP스토리+]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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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를 활용한 토양 복원 스타트업 코드오브네이처가 최근 캐나다에서 축구장 100개 크기(100㏊)의 산불 피해지 복원 사업을 따냈다. 실증(PoC)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값을 받고 진행한 첫 해외사업 성과다.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는 “캐나다에서 100㏊면 엄청난 규모는 아니지만 PoC가 아니라 정식으로 진행한 해외 계약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선 100㏊부터 해보고 괜찮으면 넓혀가자’는 취지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분의 1 가격에 2배 빠르게”…토양 복원 마술사 이끼

코드오브네이처는 이끼로 황폐해진 토양을 되살리는 스타트업이다. 황폐해진 토양 유형에 따라 적합한 이끼를 선별해 이끼 포자와 배양액 등을 결합한 용액을 드론 등으로 살포한다. 착근한 이끼는 토양 내에서 탄소와 유기물을 늘리면서 토양을 회복시킨다. 기초녹화까지 기간은 약 10주로, 그대로 방치했을 때(약 20주)보다 2배 빠른 속도다.
더 큰 강점은 비용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무작정 나무를 심는 방식의 경우, 60~70%의 나무가 황폐해진 땅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박 대표는 “결과적으로 나무 심기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이라고 말했다.
코드오브네이처는 이 방식으로 제주도 도너리 오름, 충남 태양 정주영 간척지, 강릉 산불 피해지 등을 복원했다. 최근 기술력을 더 인정받는 곳은 해외다. 해외는 토지 규모, 복원 수요 등이 더 커 코드오브네이처 같은 신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호주 등에서 잇달아 PoC를 진행했고 최근엔 캐나다와도 정식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는 약 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코드오브네이처의 성장성을 알아봤다. 코드오브네이처는 지난해 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3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리즈A는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디노랩’으로 경상남도 스타트업인 코드오브네이처를 발굴한 우리금융그룹이 리드했다. 우리금융은 신용보증기금의 투자도 끌어내면서 ‘퍼스트펭귄’ 보증 지원도 받도록 지원했다.
논문으로 검증한 기술…”우주에서도 농사 가능”

코드오브네이처가 가장 주목하는 영역은 화성·달 등 우주 토양의 테라포밍(인위적으로 지구의 환경과 유사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박 대표는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서 생활하게 될 때, 지구의 흙을 실어 나르지 않아도 ‘현지 토양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설은 현실화되고 있다. 박 대표와 코드오브네이처 연구진은 지난해 화성 모사 토양을 이끼로 비옥하게 만든 뒤, 보리를 심어 작물의 길이·무게가 2~3배 이상 늘어나는 걸 확인했다. 낱알 맺기까지도 성공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9월 학술지 ‘에콜로지컬 인디케이터스’에 실렸다. 에콜로지컬 인디케이터스는 생태학 및 환경과학 분야에서 인용지수 최상위권(Q1)인 권위 있는 학술지다.
박 대표는 해당 연구가 사업적으론 ‘종자 로열티’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던 이끼 및 미생물 품종이 자체 개발 종이어서다. 박 대표는 “언젠가 달·화성에서 식량을 생산하려면 우리 품종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연구에는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R&D(연구개발)를 지원했고, 최근에는 LG그룹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LG슈퍼스타트’로 코드오브네이처를 선발해 관련 실증을 협업하기로 했다.
“토양 복원, 식량 안보의 문제…자부심 갖고 사업”

박 대표는 ‘토양 복원이 왜 필요하냐’는 물음에 ‘식량 안보’를 꺼냈다. 그는 “지구 온난화의 실질적 문제는 인류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이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토양 황폐화도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고 했다. 유엔(UN)은 2050년까지 전 세계 90%의 토양이 황폐해져 식량 생산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표는 “농산물 가격 인상의 원인은 공급망도 있지만, 생산도 있다”며 “이에 누군가 토양 복원을 왜 하냐고 물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초코빵을 앞으로도 지금 가격에 사 먹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양 복원은 다음 세대 아이들의 식탁 문제”라며 “앞으로도 코드오브네이처가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